이번 시민 논객들은 무슨 기준으로 선발했는지 의문이다. 물론 모든 분들을 보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자본론 이야기도 참 재미있었고 민중대회도 좋은 지적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어제 방송을 보다 깜짝 놀랐던 것, 그리고 사무실에 와서 다시 한 번 보면서 같이 보던 사람들과 함께 또 한 번 놀랐던 것은 ▲일자리, ▲농업, ▲삼성에 관한 질문이었다. 시민 논객들이 이에 관해 질문을 하고 자기 주장을 펼 때, 권영길 후보가 지은 미소는 내가 그리고 우리가 지은 미소와 같은 의미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어쨌든 대기업 중심적인 사회상을 잘 말했다. 100분 토론을 보면서 내가 이 사람에게 하고 싶던 질문은 “왜 중소기업에 사람들이 가기 싫어할까요?”였다. 이 역시 뻔 한 질문이고, 뻔 한 질문이긴 마찬가지다.
권영길 후보는 이 대학생의 질문에 대해 어떻게 실현 시킬 것인가에 대해 대답했다. 나는 근본적인 문제점부터 짚고 넘어가려 한다. 대기업에는 가고 싶고 중소기업에 가기 싫은 이유는 간단하게 말해서 돈 때문이다. 문제는 바로 이러한 사회적 구조다. 민주노동당은 이러한 구조를 바꾸려는 것이다. 대기업에만 가고 싶은 생각자체가 문제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함께 잘 벌고 잘 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대기업에 가고 싶으니 대기업으로만 보내달라는 것이 뭐 일반적인 대학생의 마인드라고는 하지만, 시민논객이랍시고 나와서 하는 말을 들으니 참 어이가 없었다.
“비정규직 해법 다 국가가 해결한다고 하는데, 협력은 전혀 없고 국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겠다는 건데 군사정권과 어떻게 다른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권 후보의 대답이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내 입장에서는 정말 할 말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다. 그냥 대학생이 정책에 관심 없는 것은 그렇다 쳐도 시민 논객으로 100분 토론에 참가하려면 적어도 정책에 대해서 좀 생각을 하고 나와야하지 않았나 싶다. 굳이 한마디, 아니 몇 마디 하자면, 군사정권에 대한 개념부터 탑재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어떤 군사정권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고 서민 복지에 신경 썼나. 전두환 전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다 퍼줘서 전 재산이 29만원밖에 안 남았나? 아, 민주노동당이 일방적으로 기업과 협력 없이 밀어붙인다고 한 점에 대해서만 그렇게 말했다고 주장한다면 분명히 대답 할 수 있다. 민노당은 분명히 반 재벌 정당이다. 하지만 기업 자체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대통령 후보의 말까지 중간에 잘라가면서까지 그렇게 자기 논리를 펴고 싶다면, 정확한 FACT에 근거해야 할 것이다.
또 다른 대학생 시민논객은 농업의 경쟁력을 계속해서 주장했다. 하지만 분명히 처음에 권 후보는 농업을 경쟁력 있는 산업의 측면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런데 계속해서 경쟁력을 이야기를 반복했다. 이명박 후보가 얼마 전에 “2007! 한농연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농민 경영인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한 주장과 비슷하다. 투자해서 될 농업에만 투자해서 경쟁력을 키우면 지금 현재 정말로 먹고 살기 힘든 농민들은 어쩌라는 것인가. 게다가 권 후보도 말했지만 기본적으로 농업은 산업적 측면으로 봐서는 안 된다. 경쟁력이 있으면 살아남고 없으면 살아지는 산업이 아니라 함께 숨 쉬고 살아가는 우리 삶에 꼭 필요한 것이다.
100분 토론을 보면서 권영길 후보 또한 다소 흥분한 면이 없지 않아 있던 것은 사실이고 이 부분이 참 아쉬웠다. 하지만 언론이 비춰주는 스포트라이트가 적기 때문일까. 100분이라는 짧다면 짧은 시간 내에 민노당이 어떤 정책을 갖고 있는지, 서민들에게 어떻게 편의를 줄 수 있는지에 대해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많이 이야기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라고 느껴졌다. 11일에 있을 민중 대회를 기폭제로 민노당과 권 후보가 서민들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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