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갯벌과 연안은 정치적 거래 대상이 아닙니다.


 

노태우 정권 시절, 새만금간척사업으로 농지조성하겠다는 말 한마디에 전북 주민들의 머릿 속은 개발,성장이라는 장밋빛 환상에 눈이 멀었다. 그리고 바뀌는 정권마다 사업을 조금씩 추진하면서 그 환상을 부풀렸다. 오래도 끌었다. 그건 성장 욕구만을 채우기엔 너무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새만금간척사업에 대해  목숨걸고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결국,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2소위원회는 법사위에 계류 중인 새만금특별법안을 심사 완료 했다.

지난 19일 통과된 새만금특별법안은 이제 21일 법사위 전체회의와 23일 본회의 통과만을 남겨 놓고 있다.

총 7장 36조 부칙 4조로 구성된 새만금특별법안(새만금사업 촉진을 위한 특별법)은 △경제자유구역지정 여건 구축 △최장 100년간 토지임대 가능 △각종 개별법의 인.허가 사항(33개) 의제처리로 개발절차 간소화와 매립목적 변경시 공유수면매립법상 변경 가능하도록 특례를 두고 △농지는 환경영향평가 재평가 없이 사업을 추진하게 되어 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하도록 하였다.

새만금특별법이 제정으로 이제 새만금사업은 더이상 중단 없이 지속적.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법안이 통과되겠지라며 씁쓸한 인정은 했지만 또 너무 갑작스럽다. 그러고 보니 대선이 가까워진다. 전북 국회의원들이 서울까지 올라와 새만금특별법 추진을 촉구했다던데 영 찜찜하다. 단군 이래 최대 공사, 자그마치 국고 28조원이 들어간다는 새만금간척사업이, 날치기로 통과된 새만금특별법안으로 더이상 논의해볼만한 가치가 사라지고 무조건 밀어붙이게 되는 것인가. 이제 본격적으로 파괴에 터보엔진이 부착되나 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러한 사태에 오늘 오전 12시경 국회 앞에서는 ‘새만금 특별법’, ‘연안권발전특별법’의 졸속 합의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환경연합 안병옥 사무처장은" 어제 법사위에서 그야말로 무언가에 쫓기듯이 자기들만의 야합처럼 연안특별법과 새만금 특별법을 통과시켰다"며  "연안발전특별법을 통과시켰다는 것은 자신들이 스스로 만들어놓았던 국토기본법이나 자연 자기들 스스로 무력화시키은 것이다" 고 말했다.


또한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에 지성희 활동가는,“어제 재앙에 가까운 소식을 들었다. 우리들은 자연으로부터 오는 재앙을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는 인간이 재앙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것도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이 말이다. 법질서를 지키고 타당한 법을 만들어야 할 사람들이.”


“전국 곳곳을 개발도가니로 만들고 있다. 5명의 국회의원이 소회의에 들어가서 말그대로 날치기 통과 했다. 인정할 수 없다. 이건 법이 아니다.”고 말했다.



새만금특별법제정 저지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이화숙 활동가는 환경운동 활동가들에게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환경운동 하시는 분들, 이렇게 법통과 될 줄 몰랐습니까? 다 예정됐던거 아닌가요. 특별법 통과되는 거 단지 연장돼서 늦춰진 것 뿐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 준비를 했나요. 본회의 통과되기 사나흘 남았는데 저지하겠다고 이러면 진정성이 있어 보이겠습니까. 반성해야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또한 기자회견에는 관련환경단체 뿐 아니라 통영 거제에서 올라온 주민과 문규현 신부도 참여해 잘못된 정책을 반드시 되돌아 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경남 대책위 장기동씨는,

“지역 주민들이 다 개발업자 입장이다. 그칠 줄 모르는 개발에 브레이크를 밟아줘야 하지 않겠냐" 며 걱정했다.


 


한편, 지난 일요일부터 국회 앞에서는 1인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오늘 국회 앞에서는 수유+너머 황희선 연구원이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인 시위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친구들이랑 그동안 새만금 관련 워크샵을 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어제 특별법이 통과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만히 있어서는 안되겠다 싶었다.

새만금 특별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건 법이 아니다.
대선을 앞두고 졸속 시행된 만큼 전북 지역의 표심을 얻으려고 하는 의도밖에 안된다. 갯발과 연안은 정치적 거래대상이 아니지 않나.

새만금특별법은 28조원의 국고지원을 전제해 만들어진 법이다. 지역개발을 진정 위한다면 차라리 그 돈으로 농가 부채부터 갚아주는 게 맞다.


새만금 간척 사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지속가능한 국가상이 필요하다. 지금 사회는 얼만큼 더 많이 벌 수 있느냐가 모든 기준이 되고 있다.

누군가는 희생될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 그 희생이란게 어떤가. 일부가 전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다수가 소수를 위해 희생하고 있다.

또, 새만금사업은 대규모의 무자비한 개발로 삶의 다양성이 사라지게 된다는 거다.

그녀는 한 강연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대법원은 공사와 더불어 발생한 문제들이 사업 기획 시점에서 예측하지 못했던 것이 아니라며 진행 여부를 전면 재검토할 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공사로 인한 이득이 손실보다 커야 한다는 매립사업의 추진 요건이 아직까지는 확실한 반박 근거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투자보다 이득이 많으면 사업은 추진할 가치가 있다는 법의 발상.
현재까지 발생한, 그리고 앞으로 더욱 확대되어 나타날 문제들은 감수해야 할 '희생'이라고 여겨지는 구도.


 

사용자 삽입 이미지

1인 시위는 오는 토요일까지 국회 정문 앞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언론 그 어디에서도 새만금 특별법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없다. 돈을 벌 수

있다는 장밋빛 환상은 해당지역주민들의 눈을 가리고 있다.

도래할 끔찍할 미래에 대해 한국사회는 이토록 책임감이 없는 것일까.

무조건 개발만을 외치며 획일적인 기준으로 삶을 살아가려는 사회의 모습에, '우리는 다른 방법으로 충분히 잘 살 수 있다'는 감수성 섬세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짓밟혀서는 안될 것이다.

이들의 평화로웠던 공동체가 서서히 파괴되어지는 것, 이렇게 만든 것은 무엇이며, 누구일까? 아무도 갯벌에 관심조차 없을 때, 그곳에서 묵묵히 살았던 어민들의 공동체가 누구를 위한 개발에 파괴당하는 것일까! 이것은 비단 새만금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어부로 살기 위하여'의 이강길 감독 -

 

사용자 삽입 이미지

1인 시위를 동참하고 있는 리건씨가 직접 그린 작품을 들고 서있다.



오산이 기자 (ymj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