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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전주의 밤거리. 30도에 달하는 뜨거운 오후 날씨의 열기도 식고 전주의 밤 공기는 쌀쌀하다. 지금 전주에선 ‘전주국제영화제’가 한창. 전국에서 ‘영화’ 하나로 전주에 모였다. 영화제 둘째 날의 스크린이 꺼지고 하나 둘씩 돌아가는 전주의 거리에서 대학생 셋이 만났다. 돌아서기 아쉬운 마음에 전주의 한 술집으로 들어가 영화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대학생인 방혜미씨(국민대학교 3)는 서울에서 전주까지 달려 왔다. 올해 처음 전주국제영화제를 방문했다고 한다.
“친구가 작년부터 계속 추천했는데 올해 직접 와보니 스케일도 크고 흥미로운 부대행사가 많아서 좋아요. 지프 서포터즈 카드가 있어서 5천원이상만 후원하면 저렴하게 티켓을 살 수 있어서 부담도 적어요.”
영화제 방문은 처음인 그녀에게 영화제에서 보는 영화 관람은 특별한 경험이다.
“영화를 좋아해서 일부러 찾아오는 관객이 많아서인지 평소 영화관에서 느낀 분위기랑은 달랐어요. 영화 보는 내내 사람들의 호응이 흥미로웠어요. 영화가 끝나고 자발적으로 같이 박수도 치고."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은 방혜미씨(왼쪽)와 장지예씨(오른쪽)ⓒ레피니언 포스트
장지예씨(전주교대 3)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올해로 세 번째 방문이다.
“재작년, 작년에 비해 올해 행사가 규모나 조직적으로 굉장히 커졌다는 걸 실감했어요. 예전엔 야외공연이 있어도 쉽게 지나쳤는데 올해는 눈여겨 보게 될 정도로 재밌고 다양한 프로그램도 많더라고요. 영화 편수도 많고. 그래서인지 관객 참여율이 정말 높아졌어요.”
현재 영화제가 시작되고 5월 2일 저녁 8시 현장예매 판매분까지 매진된 영화는 20여 편. 지난해에 비해 매진속도도 빠르다. 정말 보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남들보다 부지런히 떨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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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미씨와 지예씨는 오늘 ‘바흐 이전의 침묵’과 ‘키사라기’ 라는 두 편의 영화를 보았다.
영화 감상에 대한 둘의 대화가 시작됐다.
“바흐는 보다가 좀 졸았지(웃음) 정말 바흐 애호가가 아닌 이상 내용을 이해하기가 어려웠어.”
“나도 보다 졸았어. 그래도 바흐로 인해 사람들의 삶이 변했다는 걸 보여줬던 것 같아. 어쨌든 바흐 음악을 실컷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 피아노를 배우고 싶을 정도로.”
“‘키사라기’는 정말 추천하고 싶은 영화! ‘모든 일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다’ 라는 대사가 기억에 남아.”
“나도. 연극적인 느낌이 좋았어. 이 영화는 남녀노소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영화 같아.”
지예씨는 지금 전주교육대학교에 재학 중이다. 전주에 거주하는 대학생으로서 영화제가 이 도시에 어떤 존재감을 주느냐고 물어 보았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전주에서 가장 큰 축제예요. 그래서인지 4월 말이 되면 도시 전체가 살아있는 느낌이 들어요. 또 그만큼 투자도 많이 하는 것 같고요.”
이제 남은 기간 영화제를 어떻게 즐길까?
지예씨는 챙겨보고 싶은 영화가 많다.
“synching blue랑 달려라 자전거, 폐막작 시선 1318도 너무 기대되는데 벌써 매진된 티켓이 많아서 빨리 서둘러야 할 것 같아요.”
또 혜미씨는 영화제를 보러 전주에 왔지만 오히려 전주 자체를 알고 싶은 생각이 들어 내일 '전주한옥마을' 에 가보려 한단다.
영화도 보고 사람도 만나고 계속되는 우리들의 이야기. 전주국제영화제가 사람들에게 일상의 짧은 휴식과 긴 추억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