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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껴 써도 ‘통장잔고 0원’ 대학생 생활비 너무 많이 든다

아껴 써도 ‘통장잔고 0원’ 대학생 생활비 너무 많이 든다

아끼면 ‘잘’산다는 말은 옛말, “아껴야 생존 할 수 있다”

 아껴 쓰는 사람들의 공간인 다음카페 ‘짠돌이’ 게시판엔 한 달에 30만원으로 생활해도 빠듯하다는 대학생들의 한숨 섞인 글들이 수두룩하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아무리 생활비를 아껴도 월 30만원은 기본으로 들어간다고 말했다.
 선경씨(25)는 “주중에는 시간이 나지 않아 주말에 몰아서 돈을 버는 편인데 한 달 20만원 정도 버는 것 같다. 최대한 돈을 쓰지 않아도 늘 적자다.”고 말했다.  돈 함부로 쓴다는 대학생들에게 혀를 끌끌 차는 사람들도 있지만, 쓸 돈이 없어서 못 쓰는 대학생들이 오히려 더 많다. 인터넷은 학교에서, 공과금 아끼기 위해 전기장판을 쓴다던지, 쓰레기봉투 값이라도 아끼려고 학교에 쓰레기를 무단 투기한다는 자취생들의 이야기는 사람들로 하여금 요즘 대학생들은 살기 위해 산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통장에 구멍이 뚫린 것 같다는 대학생들의 돈은 어디로 새고 있는 걸까?
 
교통비 - 서울권 월 6만원, 수도권 1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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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까운 거리는 되도록 걸어 다닌다는 혜림씨(20)는 “학교까지 도보로 30~40분 정도 걸리는데 날이 괜찮으면 그냥 걸어간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대학생들은 걸어서 갈수 있는 가까운 거리는 대부분 걸어간다고 한다. 
 대학생의 경우 성인과 같은 요금을 지불하고 있다. 일선에선 대학생에게 너무 특권을 주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소리도 있다. 하지만, 대학생은 직장인과 엄연히 다른 비경제활동계층이기에 학생할인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 논리들이 공존한 탓인지 지난해까지 대학생들 사이에서 나오던 ‘대학생 대중교통할인혜택’정책은 다소 수그러들었다. 작년 민주노동당과 서울시의회에서 대학생 교통할인을 위해 서명운동 등을 벌였으나, 올해까지 이어서 운동이 진행되지 못했다.

책값 - 인문계는 평균 10만원 의·약학계열 많게는 30만 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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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하면 걱정되는 것은 바로 책값이다. 특히 구입하기도 애매하고 빌려 쓰기도 애매한 전공서적의 경우 학생들의 부담은 더욱 커진다. 이론책의 경우 기본적으로 2만 원 선이고, 전공과목 4개를 들으면 10만 원 정도는 기본적으로 나가기 때문이다. 이과계열의 경우 더욱 심각하다. 원서를 살 경우 일반이론서보다 훨씬 돈이 많이 나가며, 의약학계열의 경우 한 학기 과목수가 열 개를 넘어가 한 학기에 20~30만 원 정도를 책값으로 쓴다. 
 도서관에서도 전공서적은 수강생 수에 못 미치고, 일부 학교에서는 전공서적 대출을 불허하기까지 한다. 수강생만큼 전공서적을 도서관에 비치해놓는 외국의 대학과 대조된다.
 경희대를 포함한 일부 대학에서 재학생을 대상으로 일인당 5천원에서 만원 사이의 교재비지원을 했었다. 적은 돈이지만, 학교가 교재비도 교육의 일부로 보고 학생들에게 지원했다는 점은 한번쯤 눈여겨 볼만한 사항이다.

아낄수 있는 건 식비뿐 - 도시락 혹은 간식으로 때운다

 명희씨(25)는 “먹을 것에 돈을 아끼지 않는 편인데, 요즘은 돈이 없어서 학생식당을 이용하거나 우유로 때운다”고 말했다.
 학교 근처에선 3천 원대의 밥을 찾기 어렵다. 게다가 학교 식당도 고급화 되는 추세라서 예전엔 2천원이면 중간급 이상의 밥을 먹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기본백반이 2500원선인 학교가 대부분이다. 돈 없으면 매점에서 라면과 김밥으로 때운다고 하는 말도 옛말이다. 식품가격이 오르면서 컵라면은 천원으로, 김밥은 1200원으로 올랐다. 이것만 해도 학생식당 밥값과 거의 맞먹는다.
 최대한 아끼기 위해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거나 초콜릿이나 우유로 때우게 된다는 대학생들. 특히 돈을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자취생의 경우 과일 한번 사먹을 때에도 떨이가 아닌 이상 고민하게 된다고 한다.

 대학생들을 밥보다 비싼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면서 부모님한테 용돈 타 쓰는 철없는 캥거루 집단이라고 생각하는 시선들이 있다. 그리고 이 일부를 보면서 대학생들에게 ‘너희가 없으면 아껴 써야 하지 않느냐’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학생 한 달 방값 35만원, 생활비 30만원. 이 돈을 벌기 위해선 시급 4천 원짜리 알바를 162시간 뛰어야 한다. 대학생을 캥거루로 만들고, 대학생들한테 손을 벌리는 사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