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망초5님 대한송유관공사에 1심에서는 기각, 2심에서 승소해.

물망초5님이 회사측과의 민사소송에서 승소했습니다.

11월 15일 10시 서울고등법원에서 원고 물망초5(유미자님)님과 피고 대한송유관공사의 민사재판이 열렸습니다.
고등 법원은 직장 내 성희롱 살인사건에 대한 대한송유관공사측의 책임을 묻고
각 부(父) 1000만원 모(母) 1000만원, 합 2000만원 이라는 금액을 손해 배상할 것을 판결했습니다.

승소 판결에 대해 유미자씨는
" 승소는 했지만 말도 안되는 판결이다. 당연히 돈으로 계산을 할 수 없는 문제지만 이게 경범죄도 아니고 참담하다. 난 그 돈 안받아도 된다. 그렇지만 이런 판결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사건에 걸맞는 정당한 판결을 선고 해야한다. 가슴에 한이 맺힌다 " 고 토로 했습니다.

회사측 책임은 피의자가 피해자를 성희롱하였다는 사실에 의거해,
▲ 남녀고용평등법상의 의무 위반으로 인한 책임, 즉 사업주의 성희롱 예방교육은 성희롱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예방할 의무가 있는 것이지 단지 교육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면책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점과  
▲ 근로계약상의 보호의무위반으로 인한 책임, 즉 사건 당일 피의자가 피해자를  직장상사라는 권력을 이용해 피해자를 끌고 간 점과 회사가 사건발생에 대해 예측을 충분히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있다는 점입니다.

이 사건은 무엇보다 물망초5님 사건은 회사가 의도적으로 가해자를 도와주었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가 됐습니다.



이 판결은 물망초5님이 지난 2년 5개월간 부정의한 집단과 권력과 싸우며 얻은 결과 중 하나입니다.
잘못된 사회 시스템 속에서 너무나 험난한 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부정의한 것들을 마주 보며
싸워 이겨내기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유미자씨의 "나에겐 이걸 포기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말처럼, 그녀에겐 포기하라는 말이 더 상처가 될 지도 모릅니다.


아직까지 산업재해소송과 헌법재판소에 경찰의 명예훼손, 가해자의 성희롱 및 사문서 위조, 가해자 측 변호사 사문서 위조 행사 및 명예훼손 등 3 건이 계류 중에 있습니다.  


수사기록에 문제가 있었고 증인들은 위증을 했고 이에 회사도 부추겼다는 점이 법으로 인정됐습니다.
이제 경찰은 살인사건 재수사를 할 때 성희롱, 납치, 폭행, 성폭행에 대한 의문점이 있는 것에 명백히
수사를 해야할 것입니다.
가해자는 범행 이후 자수를 하고 검사는 사형을 구형했으나 1심에서 15년 2심에서 12년 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하지만 범죄를 자수하고 형벌을 받는다고 끝은 아닙니다.
수사기록은 엉망이었고 의심이 가는 부분이 많은 데도 적극 수사하는 노력을 보이지 않은 경찰 때문에 피해자 가족들은 속이 타야 했습니다. 재수사가 되면 미심쩍었던 부분들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수사를 명백히 해서 가해자의 죄목이 더 늘어나 형량이 늘어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수사기록조차 미심쩍게 남아두고, 또 수사가 잘못됐다고 증거가 명백한데도 재수사조차 애써 외면하려 하는 태도는 이해받을 수 없습니다.  


우리 나라 경찰 수사력이 고작 이 정도입니까
아니면 제대로 되지 않은 수사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재수사하기가 그렇게 부끄러운 일인 것입니까
피해자 중심적인 생각을 한다면 우리나라 경찰 수사, 이대로 가서는 안됩니다.


사람들은 알고 있습니다. 이 사건이 어떠한 문제점들을 안고 있는지. 피해자 가족이 도움을 요청한 곳들이 이 문제를 회피하고 싶었을 심정도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닙니다.

그냥 이게 현실이라고 합리화 시키는 것이 현명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피해자만 상처 곪고 입을 다물어 버리면 이 사회는 안정된 것일까요.

오산이 기자(ymj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