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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신정아 누드 사진'에 이성 잃은 문화일보


문화일보의 개념없는 사진 게재


문화일보가 신정아씨의 누드사진을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어제 문화일보 홈페이지는 접속자가 폭주하여 서버가 다운되는 기현상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화제가 된 신정아씨의 나체사진 두 장은 문화일보 1면의 탑 기사로 각 각 게재되었다.

각 정당의 대선 후보들 만큼이나 최근 유명세를 톡톡히 치뤄냈던 그녀인지라, 모두가 아는 얘기일테지만 신정아씨는 근 10년간 문화계에서 파란만장한 탄탄대로의 성공 스토리를 써왔던 현대판 신데렐라였다. 그리고 바로 13일자 문화일보 1면에 그 신데렐라 신정아의 화려한 데뷔 10주년을 기념이라도 해주듯 해맑게 웃고 있는 신정아씨의 누드 사진이 공개 된 것이다.


문화일보 계기로 동시다발적 비판 터져나와

이게 과연 말이나 될법한 일인가.

아무리 인정 없고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 속에 살고 있다지만 이번 일은 해도 너무 했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는 아예 문화일보가 폐간을 감행하면서 신정아를 대차게 살려보려는 신씨의 마지막 연인이 아닌가 생각했다. 실상 이번 일을 계기로 여성계와 언론계에서는 그 동안 모르쇠로 일관했던 신정아의 ‘인권’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였으니까.

최근 국내 주요 방송 3사에서는 신정아와 변양균을 연일‘내 남자의 여자’의 정치판 시리즈로 내보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필자뿐만 아니라 일부 다른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굳이 신정아와 변양균의 관계와 그를 뒷받침할만한 은밀한 증거들을 그토록 친절하게 보도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의견들이 하나 둘씩 흘러나오고 있었던 찰나였다. 문화일보는 이렇게 조금씩 새어나오고 있던 언론에 대한 반격을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오게 한 물꼬를 터뜨려 준 셈이다.


문화일보의 고민?

일파만파 커져가는 상황 속에서 문화일보의 반응은 대략 이러하다.

‘그 사진을 1면에 싣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었고, 이 후 논란에 대해서도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사진이 신씨가 그 동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로비를 해 왔다는 증거로써 보여 진다’

그렇다. 보통 정상적인 생각이 있는‘어른’들이라면 이 사진을 1면에 싣기까지 매우 많은 고민들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도대체 문화일보가 어떠한 고민을 그토록 많이 했다는 건지 묻고 싶다. 대체 어떤 고민이었길래 그 결과가 신정아의 누드 사진을 1면 탑으로 싣는 다는 어처구니없는 당의에 손을 들게 한 건지 말이다.

설마 국민의 알권리를 너무나 존중한 나머지 게재된 사진들이라면 필자는 정중히 사양하고 싶다.


언론이 좋아했던 '이성', 똑바로 챙겨야 ...

신정아씨의 결백 주장은,  언론과 검찰의 그 어느 때보다도 과열된 수사 열기로 그 결백의 허점이 매일같이 드러나고 있다. 사람들이 혹할만한 불륜의 소스들과 은밀한 뒷거래가 드라마나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상 이 사건은 얼마간 동안 또 우리의 입도마에 오르내릴 것이다. 언론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생각있고 진중한 보도를 해야할 것이다. 도를 지나친 언론의 보도는 어쩔 수 없이 다시 한나라당 술수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끔 만들어버렸으니까. 어제 문화일보의 만행 이후로 조, 중, 동은 이에 대해 일언의 비판도 없이 신정아의 누드 사진에 대해 보도했다고 한다. 대한민국 여론을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신문이라는 점과 동시에 이른바 실세 장악을 하고 있는 이 거대 언론사들에 대해 다시 한번 회의가 밀려오는 순간이다.


문화일보가 신정아씨의 사진을 1면에 게재하면서 자신들이 얼마나 야만적인 행동을 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그들 중 단 한 명 만이라도 의식하고 있었기를 내심 바래본다.
물론 밝혀져야 할 신정아의 진실은 계속 파헤쳐 져야 한다. 하지만 이제 제발 이성을 잃어버린 기사는 자제해달라는 말을 하고 싶다. 국민들은 1면에 실린 신정아씨의 누드 사진을 보고 분개하기 시작했다. 이 사진을 보고 더욱 흥미진진해 하며 보다 적극적인 수사를 바랬을 국민들을 상상했다면 부디 마음 접으시길 바란다. 

국민들이 억울하게 죽어가고 있는 우리 국민들을 위해 반미시위다 뭐다 격분하여 일어설 때마다 부디 이성적이고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지라며 ‘무한이성’을 자랑하시던 분들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지금의 이 모습은 뭔가.

고등학생들의 입시정책보다 더 시급한 건 언론의 이중인격이 아닌가 싶다. 

                                            

문하나 기자(cochon8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