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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서울시도 얼굴에 칼 대려나

  

서울시도 성형바람 분다


요즘 인터넷 연예 뉴스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컴백 스타들의 ‘성형 고백’ 기사가 나오
고 있다. 사실, 눈썰미 없기로 둘 째 가라면 서러울 우둔한 필자도 이제 성형 전문가
만큼은 아니더라도 대충 ‘저 사람, 어디 했네’ 하는 것을 간파 할 수 있을 정도니, 대략
말 다 했다. 코 세우고, 눈 찢는 건 기본이고, 박피에, 점 빼는 건 옵션, 주름제거는 보
너스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이 새삼스러운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 다행인지 불행
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이런 건 어떠한가.

필자 생각엔 서울시 정책자들 사이에서도 성형의 바람이 불고 있는 듯하니 말이다.


경제문화도시마케팅, 도시균형발전, 한강르네상스, 시민행복업그레이드, 맑고 푸른
서울. ‘맑고 매력 있는 세계도시’ 이것들은 서울을 향한 서울시의 주요추진사업이다.
정말이지 반짝 반짝 빛나는 서울이 안 되고는 못 베길 만한 아름다운 모토들이 아닌
가.

 이 중 특히 경제문화도시마케팅의 추진 과정은 주목할 만하니 간략하게 살펴보고 넘
어가도록 하겠다. 우선 첫 번째는 2010년까지 서울이 관광도시 세계 20위의 자리에
서는 것. 즉 서울을 광관자원화 시키는 것이다. 두 번째 도시균형발전도 같은 연장선
에서 적극적인 경제, 문화 도시 마케팅으로 서울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서울시는 이러한 야심찬 마케팅 추진과정의 일환으로 가장 먼저 역 주변에서 노숙하
는 사람들을 대거 시설로 보내려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역 주변에 상
담소를 설치하여 노숙자들과 상담을 한 후 그들을 시설로 보내자는 것인데, 문제는
시설의 환경이다. 현재 거리의 노숙자들이나 장애인을 보호하고 있는 시설은 매우 열
악한 상태. 기본적으로 각 시설의 환경 조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시설에서
자체적으로 보고한 수용인원만을 기준으로 노숙자 인원의 수용 가능 여부를 계산하
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말했듯 서울시 정책의 핵심전략은 서울이란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상품화하여
세계시장에 내놓겠다는 것이다. 만약 이렇게 주먹구구 식으로 내놓은 서울이란 브랜
드가 세계시장에서 성공한 다면 서울의 경제력은 당연히 상승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노력으로 이루어낸 경제문화도시 서울이 세계와의 경쟁에서 마지
막까지 승리자로 기억될 수 있을까.

서울시는 성형의 수술대 위에 오르려 하는 것 같다. 점도 빼고, 박피도 하고, 코도 높
여서 외국인들 입맛에 맞추기 위해, 노숙자들을 시설로 밀어 넣으려는 서울시의 정책
이 사뭇 위험해 보이기까지 하다.


왜 보다 깊숙이, 보다 겸손하게 진정한 발전을 논하려 하지 않는지. 정말 서울시 정책
자들의 눈에는 저 헐벗은 사람들이 레이저로 영구히 없애버릴 수 있는 잡티들로 밖에
보이지 않는 건지 진정으로 묻고 싶다. 당신들이 원하는 맑고 매력 있는 세계도시 서
울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결국 서울시는 거리에 내몰린 노숙자들을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듯 시설로 모아놓고
외국 손님을 모셔다가 한 건 하자는 것이 아닌가. 노숙자들은 인권도 없나. 애초에 이
많은 사람들을 거리로 내 몰은 것은 바로 당신들, 그리고 바로 우리들이 아니었는지.


 

문하나 기자(cochon8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