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한 ‘무이자’를 외치는 아이들
‘우리 아이가 TV에서 나오는 대부업체 광고를 따라 불러요’라는 부모들의 걱정 섞인 글이 인터넷 게시판에 가끔씩 올라온다. 대부업체 광고가 공중파에서 중단된 지 약 3개월이 지난 지금도 아이들은 대부업체 광고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을까?
초등학생 약 80명을 상대로 평소 자주 부르는 광고가 무엇인지 물어봤다. 아이들은 음료수 광고, 이동통신 광고 등 다양한 광고를 불렀다. 그리고 몇 번 인터뷰를 하다가 대부업체 광고가 자주 나오고 이를 부른다는 아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그 다음부터는 직접적으로 ‘이런 광고’를 자주 부르냐고 아이들에게 물었을 때 모든 아이들은 ‘그렇다’고 답하였다.
아이들은 TV를 볼 때 대부업체 광고를 하루에도 몇 번씩 보게 된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이를 따라 부르는 아이들의 수도 꽤 많았다.
예상외로 아이들은 이 광고들이 ‘대출광고’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문제는 ‘대출=돈 빌려주는 것=은행 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 광고가 ‘보험광고’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약 80명이 넘는 아이들 중에서 대부업체의 본질에 대해서 아는 아이는 한두 명뿐이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 광고에 대해서 ‘재미있다’ ‘별 생각 없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 누구도 아이들에게 대부업체의 심각성에 대해 말해주고 있지 않았다.
아이들 눈으로 본 TV. 지금 TV는 아이들에게 ‘원더풀’한 ‘무이자’를 가르쳐주고 있다.
레피니언 포스트_정윤정 기자(babymv@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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