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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피흘리는 버마인보다 내 지갑이 우선인 기업들

피흘리는 버마인보다 내 지갑이 우선인 기업들

-버마의 피로 딛고 일어서고 있는 대우 인터내셔널





지난주 주말을 기점으로 버마에 관련된 보도가 현저하게 줄기 시작했다. 시위가 시작됐을 때부터 버마민주화운동에 관심을 두고 있던 사람으로서 많이 안타까워했다. 그러다 오늘 뉴스에 대우 인터내셔널과 관련된 기사를 보고 '이건 좀 아닌데'라고만 생각하고 있던 나는 결국 키보드를 두드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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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 인터-한미파슨스 버마인피 묻힐 손잡기 ⓒ 머니투데이




버마의 민주화열망이 군부의 총칼에 짓밟히면서 수많은 나라들이 버마군사정권에 경제제재를 가하겠다고 말로만 협박을 하고 있는 이 시기에 빛나고 있는 기업 활동들. 왜 아무도 여기엔 브레이크를 걸지 않는 건가. 총칼만 폭력이고 착취, 수탈로 쥐어짠 기업의 행태들은 폭력이 아니란 말인가. 자국민이 사망한 일본조차도 경제적 문제에 걸려서 큰소리만 치고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곤 하지만, 이건 너무 하지 않는가.




버마 사태 기간 동안 보도된 버마 내에서 국내 기업의 활동관련 기사



"대우인터-한미파슨스, 해외프로젝트 협력"

"대우인터 "미얀마 가스전 협상 문제없다"

"해외자원 개발로 부활 내년 매각작업 급물살"

"미얀마선 폐차돼야 할 차량이 버젓이 거리주행-일본 중고차 대부분…한국산 부품 진출 전망 밝아"

*중고차 관련된 기사는 대우인터내셔널과 관련없음. 버마시위가 한창 격렬할 때 나온 기사론 매우 부적절했다는 판단 하에 올림.




수만의 버마국민들이 피를 뿜어가며 사람답게 살고 싶다고 거리로 뛰쳐나왔을 때, 우리 기업은 어떻게 하면 버마에서 돈을 더 뽑아 낼 수 있을지 연구를 했다. 그 중에서도 우리는 앞장서서 버마에 뛰어든 대우 인터내셔널의 행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우 인터내셔널은 버마로 건너온 21세기판 콜럼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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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국민을 향해 쏜 총에 made in Korea가 적혀 있을까 심히 걱정된다 Ⓒ한겨레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 8월 말, 버마 군부에 불법 방산물자 수출했다는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았다. 이후 수사결과에 대해선 아직 밝혀진 바는 없다. 하지만 만약 이가 사실일 경우 대우는 단순 범법행위에 대한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게 아니라 군부가 버마 국민에게 들이댄 살인무기를 제공한 공범자로서 윤리적인 면에서 죄값을 톡톡히 치러야할 것이다.




대우 인터내셔널이 여기에서 멈췄던가. 대우 인터내셔널은 9월 말부터 세계 속에서 버마정부가 민중들을 학살하는 과정에 세계가 비난하고 있을 때 해외자원개발을 통해 엄청난 규모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 해외 자원개발대상국의 주 대상이 누군가. 바로 '버마'이다.




프레시안에서는 이미 2005년부터 대우 인터내셔널의 버마진출의 문제점에 대해 보도를 한 바 있다.




 니니 르윈 아라칸민족협의회 부국장(태국 치앙마이대학 초빙교수)은 "대우인터내셔널과 한국가스공사가 각각 60%와 10%의 지분을 갖고 있는 미얀마 '쉐(Shwe)' 가스전과 가스관 사업은 미얀마 군부 독재정권의 심각한 인권 침해를 방조하는 것"이라며 "
이미 군부 독재정권은 쉐 지역 안으로 들어온 어부들의 배를 빼앗은 뒤 고문을 하고, 대우인터내셔널의 빌딩을 짓기 위해 숲을 제거하는 데 주민을 강제로 동원한 뒤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등 심각한 인권 침해가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962년 이래 통치하고 있는 미얀마 군부의 인권 침해는 밖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끔찍하다"며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진행되고 있는 대우인터내셔널의 천연가스 개발 사업은 미얀마 국민들에게 이익이 돌아가지 않고 결국 마 군부 독재정권을 돕는 결과로 귀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프레시안, "대우의 미얀마 가스개발, 군부 만행속 진
행돼" 인용




예전 미국기업들의 버마에 진출하여 인권유린, 환경파괴, 군정부와의 협력 등의 반인류적 행태를 이미 버마인들은 겪어 봤다. 대우 인터내셔널이 얼마나 많은 돈을 벌어올지는 모르겠지만, 버마인들은 이 사업으로 인해 또다시 악몽을 꾸게 될 것이다.




피로 일어선 기업을 한국경제의 효자로 부를 것인가




현재 대우 인터내셔널의 전망은 매우 밝아보인다. 버마에서 개발한 가스전의 가치가 약 4조 3000억원이라고 한다. 본격적인 개발이 들어가면 기업이 얻게 될 이익또한 매우 클 것이다. 대우 인터내셔널 협력관련 기사에 따르면 버마 가스전 상업생산 이후 연 1500억원 정도의 배당수익이 예상된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대우 인터내셔널또한 버마에서 이 사업이 성공할 경우 향후 버마로 진출하게 될 기업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버마인의 고통의 찬 소리를 외면한채 기업의 이익을 위해 몇 년간 군부와 결탁하여 개발사업을 진행했을 대우 인터내셔널을 외화를 벌어올 듬직한 한국경제의 효자로 부를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가 경제적인 이유로 UN경제제재에 도시락 싸들고 말리고 있는 중국과 다른 게 무엇이며, 침묵하고 있는 기타 국가와 다른게 무엇인가. 결국 우리도 똑같은 놈이 될 뿐이다. 한국기업이란 타이틀을 단 대우인터내셔널이 한국경제의 효자로 등극하는 순간, 우리 국민또한 버마 군부의 공범자가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것이 대우 인터내셔널의 피묻은 사업에 박수를 치지 않고 돌을 던져야하는 이유이다.



정윤정 기자 (babymv@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