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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명박 후보님, 등록금 오르면 장학금 받으면 된다구요?

전국여성대회, ‘어머니가 소망하는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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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8일 목요일, 이화여자고등학교 류관순 기념관에서 한국여성단체협의회의 주최로 제 43회 전국여성대회가 열렸다. 이날 전국여성대회는 ‘어머니가 소망하는 대통령’이라는 주제로 정동영, 권영길, 심대평, 이명박 대선 후보들의 연설이 이어졌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이명박 후보의 공약을 비판하면서, 고등학교 때까지는 편하게 놀고 대학부터 공부하는 교육 개혁을 국민의 탄탄한 동의하에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민주노동당의 권영길 후보는 다른 후보들이 서로 비판하고 공약을 내세운 것과는 다르게, 민주노동당이 실제로 여성에 대한 정책을 어떻게 실천해나가고 있는지를 강조했다. 또한 보육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하면서 국가가 보육을 책임지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보여주었다. 국민중심당의 심대평 후보는 여성이 행복해야 국가가 행복하다면서 행복한 여성을 만들 것을 내세웠다.


마지막으로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가 들어왔는데, 사람들이 이명박의 연호를 외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연설하는 도중에도 끊임없이 사람들의 박수 소리가 이어졌다. 이명박 후보는 또 자신의 어린 시절이 얼마나 힘들었고, 또 어떻게 힘들게 대학에 갔는지를 설명했다. 특히 청계천에서 자신이 대학에 갈 수 있게 해준 분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청계천에서 책 팔던 사람 학벌이 뭐 어땠겠느냐면서 그 분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가난과 더불어 자신의 어머니 이야기를 하면서 어머니 덕분에 대학을 다닐 수 있었다고 전국여성대회인 만큼 ‘여성’을 강조했다.


이명박 후보, 고등학교 입시 부활? 그 지역에서 알아서 뽑으면 된다?


이어서 이명박 후보는 공약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주된 내용은 교육이었다. 이 후보는 자신처럼 돈 없고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가난의 대를 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농촌, 시골에 기숙사가 있는 공립학교를 만들어서 농촌 일대에도 공부해서 시골에서도 인재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중학교에 고등학교 입시가 부활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 지역에서 알아서 뽑으면 된다고 이야기 했다. 또한 자율학교의 등록금은 2배 정도 될 텐데, 그 중 30퍼센트는 장학금을 줘서 가난한 아이들이 학교를 갈 수 있게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수능 시험을 볼 과목을 줄여서 과외비를 줄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대학이 자율권을 쥐게 된다면 대학이 원하는 인재를 뽑게 될 것이기 때문에 꼭 수능 없이도 아이들이 대학에 갈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에 수능과목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명박 후보를 마지막으로 연설이 끝났는데, 가장 긴 시간을 할애했다. 4명의 후보가 공평하게 15분씩 하는 것이 원칙이었는데, 이 후보는 일부러 마지막으로 왔다면서 말을 오래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가장 인기가 좋아서 그랬는지 여협(한국여성단체협의회)에서도 제지 없이 진행했다. 이 후보는 연설을 마치고 나가면서 모인 사람들에게 악수도 해주고 이야기도 나누었다. 어떤 시민은 이 후보에게 제발 환경을 좀 신경써달라는 부탁을 했다. 이 후보는 고객을 끄덕거렸다.



등록금이 오르면 장학금을 받으면 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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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의 등록금 2배 인상을 비롯한 대학의 등록금 문제에 대해서 이명박 후보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했다. 강당을 빠져 나가는 이 후보에게 대학교 등록금이 높아진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쭤봤다. 이 후보님은 “그러면 장학금을 받으면 되겠네.”라고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너무 기가 막혔다. 언론이 왜곡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이렇게 말씀하신다는 것을 실제로 직접 느끼는 순간이었다.


이명박 후보는 가난한 아이들이 대학에 합격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솔직히 이 후보의 공약으로 과연 가난한 아이들이 자율학교를 다닐 수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대학 입학 이후의 계획은 아예 없는 듯하다. 대학 다닐 때 자신이 운동권이었다고 강조하는 이 후보님께서는 지금 대학생들이 왜 운동을 하는지, 왜 그렇게 등록금을 낮춰달라고 아니 동결이라도 해달라고 하는지에 대해 관심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 후보님이 일개(?) 대학생의 이야기를 들어주실 리 없겠지만, 정말 간절하게 부탁드리고 싶다. 현재, 가장 집권 가능성이 높은 이명박 대통령 후보님께서 정말로 가난한 학생들이 더 이상 가난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이 선행되어야할지 생각해보라고. 좋은 학교, 아니 돈이 많이 들어가는 학교를 세울 계획을 만들 것이 아니라, 일단 돈 없는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수 있게끔 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 후보님의 논리대로라면 대학에 가야 가난의 대를 끊을 수 있다. 그런데 대학은? 대학에 들어가려면 죽어라 공부해야한다. 이 후보님 말씀처럼 수능 과목을 줄이면 사교육비가 줄어들까? 학벌을 보지 않겠다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학생들이 영어만 죽어라 공부하는 현실은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사교육비의 반이 영어과외비라는 것은 알고 싶지 않은 것인지 모르는 것인지 궁금하다.


또 가난한 아이들은 대학에 가도 걱정부터 따른다. 내가 아는 어떤 친구는 주중에는 죽어라 과외하고 주말에는 알바를 한다. 공부할 시간?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학점이고 뭐고 일단 졸업부터 해야 한다. 이런 사정이니 돈 없으면 대학에 갈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이 후보님께서는 등록금이 오르면 장학금을 받으라고 하신다. 그것도 아주 해맑게 웃으시면서.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님, 제발 말장난으로 이 후보님처럼 되라는 말씀 그만하시고, 현재 학생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관심 좀 가져주세요.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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