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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교수님이 나에게 B학점 주는 이유

교수님이 나에게 B학점 주는 이유
-당신의 학점, 어떻게 평가받고 있습니까?





 학교를 다니다보면 웃지 못 할 성적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듣게 된다. 뭔가 웃긴데 웃을 수 없는 가슴 아픈 이야기. 성적은 좋지 않게 나왔는데 웃긴, 자신의 경험담을 웃으면서 얘기를 해주지만 가슴 한 구석이 매우 쓰린 그네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대학시험평가의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한번 생각해보자.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모 씨는 계절학기 오리엔테이션 수업을 들으러 가면서 바짝 긴장했다. 해당수업은 여학생들에게 성적우선권을 주는 A교수. '사람도 별로 없는 계절학기 수업인데 설마 또 그러겠어?'하는 생각으로 학교로 갔다. 강의실 문을 열자마자 'OTL'모드 돌입. 이 학교의 상대평가 기준은 40%이다. 그런데, 수강인원 중 여학생이 정확하게 40%였다. 정말 B를 받은 모 씨. 친구와 함께 성적에 대해 열불 내며 술을 마시고 있는데, 시험성적도 비슷하게 나오고 같은 팀프로젝트를 한 여학생의 문자가 날아온다. '오빠, 저 A받았어요~~ㅋㅋㅋ' 이 후, 모 씨는 하얗게 밤을 지샜다는 설만이...


 
 선풍기 성적, 왜 생기는 걸까?



 위의 사례들은 웃긴 사건들로만 구성되어 있지만, 정말 웃을 수 없는 일 또한 많이 발생한다. 왜 내가 B를 받은 건지 모르겠다고 하는 학생들, 시험은 봤는데 정답을 모르는 학생들 등등 한 학기 수업에 대해 정당한 성적을 받지 못한 학생들은 매우 많다. 교수 마음대로 평가를 하는 '선풍기 성적'은 왜 생기는 걸까?

 선풍기 성적이 생기게 되는 원인에 대해 대략적으로 정리해보면 △객관적인 평가기준이 없다는 것과 △ 시험답안이 공개되지 않는 것, 그리고 △ 수업개선의 척도가 되는 강의평가가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객관적인 평가기준 부재



 수강 전에 성적산출기준에 대해 강의계획서에서 밝히긴 한다. 하지만, 매번 과제, 시험, 팀프로젝트, 개인프로젝트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질 때 적용되는 기준에 대해 밝히는 교수는 거의 없다. 어디에서 점수가 깎였는지, 이유는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학생들은 일단 종강하고 성적이 나와 봐야 자신이 무얼 '잘못'했는지 알 수 있는 것이다.

 이 문제는 시험에 대해 통계를 낼 수 없는 인문·사회계열에서 더 빈번하게 발생한다. 객관식으로 나오는 시험의 경우 시험성적 산출이 용이하게 이뤄지지만, 서술형이 대부분인 인문·사회계열에서는 평가기준이 모호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시험문제가 변별력이 없는데 점수는 다양한 경우, 그리고 학생간의 편차가 거의 나지 않는 실습수업의 경우 평가기준 불신의 문제는 더욱 크게 작용한다.



 공개되지 않는 시험 답안



 문제가 있는 수업에선 대부분 교수가 시험답안을 공개하지 않는다. 시험 종료이후 개별적으로 교수를 찾아가거나 채점 후 강의실에서 답안을 검토하지 않는 이상 학생은 시험을 치고도 답이 뭔지 전혀 모르는 경우가 있다. 이건 단순히 점수를 덜 받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자고로 시험은 단순히 수치화 시키고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학문'을 얼마나 이해하고 적용시킬 수 있느냐를 검증하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하지만 시험답안에 대해 공개가 되지 않으면 자신이 어디에서 이해를 했는지, 오해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불확실한 지식만을 안고 수업이 끝나버리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이런 문제점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그래서 현재 몇몇 학교에선 '과제 돌려받기''시험답안 돌려받기'를 제도화시켜 이런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다.



 강의평가 미공개



 수업에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을 학생들로부터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창구는 '강의평가'이다. 많은 대학들이 종강 즈음에 강의평가를 실시하고 있고, 이를 통계를 내어 자료를 '반공개'하고 있다. 90년대 초 처음 등장했을 때,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획기적인 제도로 등장한 강의평가는 아직까지 100% 공개로 이뤄지진 않고 있다. 교수-학생의 관계가 평등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방식이 그나마 학생들과 함께 수업의 질을 높여 나갈 수 있는 통로인데, 학교에서는 '교권을 침해하는 것'을 이유로 들어 전면공개를 꺼려하고 있다.

 심지어 모 학과에서는 강의평가에 수업에 대한 불만지점을 적으면 교수가 일일이 다 알아내서 'F'학점을 준다고 한다.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문제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여전히 강의평가를 주저하고 있다.



 객관적인 척도. 교육의 질과 공평한 성적, 둘 다 잡을 수 있다.



 답안을 공개하지 않는 문제나, 강의평가를 공개하지 않는 문제는 결국 '객관적인 평가기준'과 맞물려 있는 문제이다. 평가기준에서 당당한 교수가 왜 성적산출기준, 답안을 공개하지 않겠는가.
 

 학생들은 자신의 학점에 악영향이 갈 까봐 '찍' 소리도 못 내고 선풍기 학점, 수업포기를 강요받고 있다. 소 한 마리 팔아도 모자라는 등록금 내고 다니는 학생들에게 뭐하는 짓인가. 이래서 공부할 맛이 나겠는가. 제대로 열심히 공부한 사람이 그에 맞게 평가받고, 잘못 배운 것이 있으면 다시 알고 가는 것이 참다운 '교육의 장'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학생을 위한 더 나은 교육, 공평한 성적을 통한 배움의 질 높이기, 학생의 성취감 높이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쭈욱~



 

복학할 때 C받기 싫은 주어온 기자(babymv@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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