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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대학은 바야흐로 '메뚜기'의 계절

대학은 바야흐로 '메뚜기'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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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은 바야흐로 메뚜기가 한철이다. 메뚜기가 뭐냐고? 시험기간 때 열람실에 자리가 없어 잠시 자리가 빈자리를 이리저리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학생을 일컫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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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때는 빈자리 투성인 열람실이 시험 1주 전부터는 약 1000여석이 되는 자리가 가득 찰 정도로 학생들이 많이 이용한다. 그래서 막상 공부를 집중적으로 하는 중간고사 때는 공부할 곳이 없어서 학생들은 '메뚜기'로 남의 자리에서 공부하던가, 과실이나 친구의 자취방에서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도, 많은 학생들이 자리만 맡아 놓고 비우는 경우가 많아서 빈자리를 찾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몇몇 단과대학 학생회에서는 이런 '메뚜기'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강의실을 24시간 개방하기도 한다. 하지만, 집중도의 문제때문인지 홍보의 문제 때문인지 몰라도 이를 이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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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과대 학생회에서 학생들을 위해 개방하는 강의실. 하지만 텅텅 비어 있다. 학생들은 강의실보다 열람실을 더욱 선호한다. ⓒ레피니언 포스트


 


아무튼, 열람실 집중현상이 심해지는 데 학교는 열람실을 늘리지 않는다. 열람실의 비성수기와 성수기의 차이가 너무 심하게 나기 때문이다. 심지어 자리 맡기 대란이 일어나는 시험기간에도 그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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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기간에도 이용률은 극과 극ⓒ레피니언 포스트





















 

 왼쪽이 12시 이전 좌석배치율을 보여주고 있는 화면이고, 오른쪽이 12시 이후 좌석 배치율을 보여주고 있는 화면이다. 눈으로 봐도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사진 보고 공부안하는 학교라고 하지 마시길 plz)


이거 뭐, 상황이 이러니 수업 듣는 강의실도 모자란 판에 확장하자고 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사석화가 심한 학생들에게 무턱대고 '님하, 그러지 마삼'이라고 하는 것도 뭔가 아닌 것 같고... 이러다보니 학교도 학생도 그냥 시험기간에는 참고 넘어가자는 분위기다. 단지 이런 분위기에 동의할 수 없는 건 자리 못 맡은 메뚜기족들뿐.




사람들은 메뚜기를 보면 인상 깔고 말한다 '여기, 제자린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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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 중 숨어 있는 메뚜기를 찾아라 ⓒ레피니언 포스트





 

 학교열람실이 자신의 전용좌석이 아닌 이상 공평하게 쓰는 게 원칙이건만, '연장 시스템'은 빈자리가 나타나길 바라는 소심한 메뚜기들을 좌절하게끔 한다. 마음 편하게 자리 맡아서 쓰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새 연장신청을 해서 자리가 남아 있지 않을 때. 메뚜기의 가슴은 찢어진다. 메뚜기인들 가슴 졸이며 공부하고 싶겠는가.



 심지어 몇몇 학교들은 좌석을 맡아놓지 않으면 열람실 입장이 전면 금지된다고 한다. 아니, 메뚜기가 무슨 죄가 있다고. 공부는 하고 싶은데 자리는 없고, 그래서 주인이 비운 자리에 앉았는데 뭐가 그리 잘못된건가.



 뭐, 이런 글을 쓰면 항상 문제점을 파헤치고 대안을 찾아야 하는 부담감을 느낀다. 그냥 메뚜기를 보호해주는 시스템을 마련해주는 수밖에. 몇개 학교가 하는 것처럼 자리 비울 때 메뚜기족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비우는 시간 표기하고 비우는 식으로. 잘 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던데, 어쩌겠는가. 다 같이 먹고살자고 공부하는 데. 어짜피 공부 안할 거 잠시 양보해주는데 자기 학점이 닳는 것도 아닌데.



메뚜기를 죄인 취급하는 이 살벌한 시험사회의 분위기여, 메뚜기에게 관대해져라.




 아, 메뚜기를 취재하기 위해 내가 다니는 K대에 5일 동안 잠복근무를 했건만... 메뚜기의 생태와 애환을 담아내지 못한 게 내 천추의 한으로 남을 듯하다. 다음 주기인 기말고사때는 더욱 완벽한 취재준비로 메뚜기족의 애환을 그려보고자 한다. 다음 시즌에 보자.



주어온 기자(babymv@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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