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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ything You want!

대학시절, 남는 건 동아리의 추억 뿐.

 


△동아리 터줏대감 솔로 공연 모음.


어제 국민대 중앙 댄스동아리 'BUSTA'의 열두번째 정기공연이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휴학생들도 얼굴을 보였고, 군대 간 녀석들도 휴가를 나와서 공연장을 찾았습니다.

우린 대학 시절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요?
교수님의 명강의? 배고팠던 점심시간? 코피 터지는 벼락치기? 너무나 즐거웠던 조별과제?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저는 이 '동아리'에서 지낸 시간들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 같습니다.

다리 후들거렸던 새내기 시절의 첫 공연 때부터, 매일 부족한 연습시간에 공연 1분 전까지도 복도에서 대열을 맞추고 안무를 기억하려 했던, 그 짜릿한 긴장감도 모두 그립기만 할 것 같아요.

언젠가 한 번은 정말 열심히 준비한 공연이 있었는데, 무대에 오르니, 완전 머리가 하얘져서 아무것도 생각이 나질 않더라구요. 그 땐 저 때문에 모든 공연이 엉망이 된 것 같아 친구들한테도 너무 미안하고, 제가 너무 짜증이 났었습니다. 정말 태어나 처음 술이 땡기는 순간이었지요. -_-

밤 늦게까지 공연 준비를 하면 집에 들어와서 바로 뻗어 자기 바쁘고, 다음날이면 온 몸이 뻐근해서, 어쩔 때는 계단도 잘 오르 내리지 못했지만, 단 한 번도 힘들거나, 관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그럴 땐 정말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몸이 힘든 건 별로 중요한게 아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동아리 사람들과는 그렇게 긴 얘기를 하지 않아도, 학교가 떠나가라 음악 틀어놓고 같이 춤을 추다 보면, 가끔 가슴이 뭔가 찡해 오는게, 왠지 모를 동질감(?),  형제애(?)같은 게 생겨나곤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게 참 고마운 일이죠.

무엇 하나를 똑같이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공통점이라곤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수 많은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다는 것이 말이에요. 또, 그렇게 모인 사람들이 4년이 넘는 긴 시간들을 함께 추억할 수 있다는 것이 말이죠.


△귀여운 새내기들 공연, 파릇파릇^^

어제 1학년, 새내기들의공연을 보면서, 2년 전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첫 무대라 얼마나 떨렸었는지... 무대를 내려오고 나니 내가 뭘 하고 온건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더라구요.

모자 눌러쓰고, 앞에 공연 보러온 사람들은 쳐다 보지도 않고 춤만 추다 내려왔는데, 3학년 쯤 되니 점점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그래서 더 난감했지만 말이죠.

하지만, 선배님들 말 떠올려보면, 저도 그렇게 되어가는 것 같네요.
무대에 한 번 맛들이기 시작하면 계속 올라가고 싶을거라고...

사실, 어제 공연 보면서 '빨리 복학해서 공연 해야겠군' 하고 생각했었거든요.
사회에 나가기 싫은 이유는 참 많지만,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동아리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하.

암튼 어제 버스타 열 두 번째 정기 공연, 정말 멋있었어요 !!!

계속 멋진 모습 보여주시기를... 그리고 모두 끝까지 함께 갈 수 있기를...


△10년 터울의 나이차를 극복한 세대간의 조화-_-




  나놔 기자 cocho8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