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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20대는 배부른 집단이 아닙니다

20대는 배부른 집단이 아니에요



 "대학생 '희망연봉' 눈높이 지나치다" 오늘 라디오를 듣다 이 황당한 뉴스에 벌벌 떤 20대가 한마디 합니다.


 오늘 오전부터 20대 청년들을 울린 기사들이 줄지어 나왔습니다. 그건 바로 대학생의 '취업 시 희망연봉'에 관한 설문조사였죠. 한국고용정보원에서 4년제 대학생의 '취업 시 희망연봉'에 대한 설문조사결과 대학생들이 원하는 평균 희망 연봉은 2949만원이라고 합니다. 남학생은 3022만원, 여학생은 2855만원으로 나타났다고 하죠.


 여기까진 좋아요. 3000만원 희망할 수도 있는건데, 희망사항에 대해서 말도 못 하나요. 그런데 왜 우리를 아직 사회를 모르는 철없는 학생들로 말하는거죠? '눈높이가 지나치게 높은 20대''이는 정규직으로 취업한 사람들의 평균연봉과 비슷하다. 눈높이를 맞춰야 취업준비기간이 짧아 질 수 있다'는 말로 20대의 가슴에 제대로 돌팔매질을 하더라구요. 도대체 어디까지 낮추란 말인가요. 88만원 세대답게 월 88만원 받으란 말인가요?


 기사에 달린 댓글조차 20대를 호되게 나무랍니다. '너네가 배가 부른거지''나도 연봉 3천만원 안되는데''현실도 모르는 돌아이'라는 댓글은 20대가 너무 꿈이 크다는 걸 아예 못 박고 있죠.


 대학생들을, 20대들을 '배부른 집단'으로 말하지 마세요. 졸업하고 대출 받은 학자금 갚기도 얼마나 힘든데요. 지금 서울대 신입생 한 학기 등록금이 250만원이고, 유명한 사립대는 인문계열만해도 등록금 400만원인데. 원금만 2천만원이 넘는 빚을 안고 대학졸업하자마자 빚을 갚아야하는 20대가 그렇게 배부른 집단으로 보이나요?


 IMF이후로 이른바 대기업에 취업하지 못한 선배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고 있는지 많이 봐 왔습니다. 과에서 정말 잘난 선배인데 취업하지 못한 선배, 취업했어도 박봉에 시달리는 선배, 늦은 밤까지 일하는 데도 제대로 대가도 받지 못하는 선배들... 20대가 노력하지 않으면서, 실력도 없으면서 바라는 게 너무 많다는 건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20대에를 두 번 죽이는 겁니다.


 지금 20대들은 이때보다 더욱 힘든 상황에서 힘겹게 사회를 향해 발을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어떤 선배님께서 학교수업 때 하셨던 말이 생각나네요. '너희가 30대에 아파트 얻을 수 있을 것 같지?' 지금 20대, 30대의 수입으로는 '내 집 장만'이라는 말은 옛 사전에나 있을 법한 말이 되었다고요.


 지금의 개인으로서 20대는 너무 힘듭니다. 20대에게 길을 제시해주지 못할망정, 현실도 모르는 배부른 사람들로 몰고 가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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