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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대학은 진리탐구의 장인가, 대학랭킹의 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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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university open debate 포럼 ⓒ레피니언 포스트



“대학은 인간중심 진리탐구의 장이어야 한다” VS
“하지만 대학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대학랭킹이 중요하다”
 

30일 고려대학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이배용 이화여대총장, 손병두 서강대 총장, 한승주 고려대 총장 등 6명의 패널이 참석한 가운데 “대학의 이념과 비전”이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Korea university open debate(이하 KUOD)의 개막행사로 대학문제를 내부적 시각에서 성찰적으로 조명해 보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하여 개최하게 되었다. KUOD는 학문소통 증진사업의 연장선상에서 범사회적 쟁점에 대한 대학과 사회 간의 소통을 위해 기획된 것이다.

하지만 정작 토론회는 대학의 비전에 대한 추상적 접근과 앞뒤가 맞지 않은 발언으로 그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었다.

김우창 고려대 영문과 명예교수는 “교수성과급문제, 논문표절, 교육부를 교육인적자원부로 명칭을 변경하는 등 학문을 물질적 가치로 접근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며 “대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리탐구에 있으며 기초학문을 기반에 두고 실용적 접근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천 화공생명공학 교수는 “우리는 IT문화, 인생편의를 넘어 즐거움을 갖고 건강하게 살기 우리는 살고 있다” 며 “모든 산업을 망라해서 사는 것이 인생의 지표가 될 것이라며” 기초학문과 실용학문의 공존을 말했다.

기초학문 교수와 실용학문 교수의 대학발전에 대한 입장차이는 학문적으로 다를 수 있지만 학교를 운영하는 최고 권력자인 대학총장들의 생각은 정작 다른 곳에 있었다.

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총장)부임 초기 학내 연구중심이냐 교육중심이냐에 논란에 휩싸였는데 여러 가지로 생각해봐도 이것이 함께 가야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면서 “각 대학에게 자율성이 부여되어야 이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며 대학의 자율성을 강조했다.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은 “대학에서 상대방을 존중하는 역지사지할 수 있는 관점을 갖게 만드는 것이 최우선”이라면서도 “기업이 대학에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토대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CEO 총장마인드를 내세우는 한승주 고려대 총장서리는 “대학을 상아탑이라고 하지만 보기는 좋으나 실용적이지 않은 아이보리 타워로 만들 수는 없다”며 “글로벌 시대 대학교육은 상품화, 기업화, 자유경쟁에 직면해 있다”며 “대학랭킹을 포함하여 세계경쟁에서 순위를 높여야 된다”고 말했다.

세 명의 총장 모두 기초학문의 발전과 실용학문의 연계를 통해 대학의 발전을 이뤄야 된다고 말하면서도, 최근 사립대학 총장들이 주장하는 대학자율화문제, 대학에 대한 기업 투자, 대학랭킹을 중요시 했다.

사실 모든 대학들은 중앙일보의 대학평가나 해외 유명언론사에서 발표하는 대학랭킹에 목을 매고 있다. 돈이 안 되는, 기업의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는 학문은 고사위기에 쳐해 있고 매년 변화되는 교육제도에 적응하느라 학생들은 몸살을 앓고 있다. 그리고 해외의 유명대학처럼 특성화 되어있는 한국의 대학은 한 손으로 꼽을 정도에 그치고 있다.

각 대학들의 대학랭킹에서 뒤처지고, 기업에서 투자를 받지 못해 학생들의 취업률이 낮아질지도 모르는 위기를 직감하고 있는 총장의 심정은 이해한다. 하지만 이 위기를 대학 간의 자율, 획일화된 평가에 맡기자는 발상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대학의 자율화를 부르짓고 있지만 대학의 자율화는 대학의 특성화로 귀결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대학이 더욱 좁은 틀, 똑같은 수치의 경쟁에서 성적순에 의해 낙오될 것임은 명백하다.

기업의 비위를 잘 맞춰서 돈을 가장 많이 끌어 오는 대학, 질은 사라지고 수량화된 교육, 대학간의 가속화 된 경쟁에 가장 피해받는 것은 이 시대에 대학을 다니는 대학생이다.

그나마 마지막 김우창 교수의 말은 생각해 볼만 했다.

“(학업풍토, 특성, 명물 등) 작은 것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대학, 이것은 랭킹에 포함되지 않는다. 여러 가지 종류의 대학이 존재해야 사회가 발전하는데, 출세, 영달하기 위한 대학평가는 대학의 가치를 떨어드리고 있다”

“사람의 학점은 달라도 학점으로 사람의 가치를 평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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