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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미 시작된 2008년 '취업전쟁'

2008년 무자년 새해가 밝았다. 많은 사람들이 새해에 대한 희망에 들떠 있다. 그러나 '88만원 세대'라고 불리는 20대 구직자들의 새해는 여전히 치열하고도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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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채용계획이 작년 대비 0.3% 증가하는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장미족(장기간 미취업 졸업생)'들과 방학을 맞은 대학생들이 2008년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를 잡기 위해 올인(All-in)하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 1월 2일은 학원 개강일!

2일 오전 6시, 3월이면 대학교 4학년이 되는 Y씨(24,여)는 이미 외출준비를 끝냈다. 그녀가 이른 아침 외출하는 이유는 바로 '토익' 수업을 듣기위해서다. 학원 수강신청을 조금 늦게 한 바람에 할 수 없이 새벽수업을 듣게 된 그녀. 본의 아니게 '아침형 인간'이 되어버린 Y씨는 "아침에 일어나는 일이 힘들긴 하지만, 다른 시간대는 모두 마감이 되어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작년 상반기 취업시즌부터 대기업의 영어 면접이 강화되면서 20대 구직자들 사이에서는 토익뿐 만아니라, 회화 수업과 영어면접 대비 수업에 대한 수강열기가 높아졌다. 특히, 삼성과 CJ 등의 대기업들이 토익, 토플 등의 시험성적은 지원자격의 자료로만 쓰고, 실제 영어 구사능력을 직접 검증하는 영어 면접시험을 강화하면서 많은 구직자들이 새해부터 학원으로 향하고 있다.

△ 2008년에는 장원급제가 목표

2007년 7월 실시된 서울시 7,9급 공무원 필기시험에 9만 여명의 지원자가 몰려 서울시내 103개 학교에서 시험이 치러졌다. 이날 시험을 위해 임시열차가 운행되었고 전국 각지의 지방 수험생 수만 명은 상경 전쟁을 치르기도 했었다. 작년 서울시 공무원 시험의 실질 경쟁률은 평균 52.9대 1로 사상 최고경쟁률을 기록했고, 언론에서는 이를 두고 현대판 과거시험이라고 불렀다.

아직 시험 일정이 발표되지 않은 2008년에도 공무원에 대하 열기는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L씨(26세,남)는 벌써 5개월째 서울의 한 고시원에서 홀로 생활하고 있다. 매일 새벽부터 밤 10시까지 고시원에서 공부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주변에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L씨는 공부해 나가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합격하지 못하면 다시 1년을 준비해야하기 때문에 올해는 꼭 합격에서 취업에 성공하고 싶다고 했다.

△ '88만원 세대' 탈출 방법은 스터디!

광고홍보학을 공부하고 있는 H씨(25세,남)은 새해라고 들떠 있을 겨를이 없다. 곧 있을 모기업의 공모전 준비에 하루 24시간이 모자를 지경이다. 한 공모전 인터넷 까페를 통해 만난 사람들과 매일 만나 공모전을 준비하느라, 각종 연말모임과 신년모임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겨울방학을 맞이하면서 각 학교 게시판 및 취업관련 사이트에는 인턴쉽을 위한 스터디를 시작으로 각종 공모전을 위한 스터디원을 구한다는 공고가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2007년 4년제 대졸자의 정규직 취업률은 48.7%로였다. 이는 대졸자 2명 중 1명은 비정규직으로 취업했거나 아직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런 20대의 가리켜 '88만원세대'라는 자조 섞인 신조어가 만들어지며, 이른바 '취업6종 세트' 중 하나인 인턴쉽과 수상경력을 위한 스터디가 늘고 있다.

이 밖에도 취업하고자 하는 기업의 실무자를 직접 만나 볼 수 있는 멘토링 스터디와 같은 이색 스터디가 속속 생겨나면서 2008년에는 취업경쟁률과 더불어 스터디에 뽑히기 위한 경쟁률도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