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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2008년 등록금 문제의 죄송한 결론

#1. 아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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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등록금 천만 원 시대. 88만원 세대에 이어 탄생한 신조어 치고는 대략 쌩뚱맞은 표현이 아닐 수 없다. 88만원 세대라고 실컷 두들겨 패며 갖은 위로를 다 해 놓고는, 다시 등록금 천만 원 시대라니…….
(이거 지금 싸우자는 거지-_-) 

등록금 천만 원 시대에 자칫 암묵적 동의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 내 친구들은 밤 새 알바하고, 남들한테 질세라 학점, 영어, 어학연수, 자격증까지 있는 돈 없는 돈 다 긁어서 겨우 구실 갖춰놨더니, 훈장처럼 가슴에 달고 나간 대졸 증명서는 '88만원 세대'라는 덫에 맥없이 걸려들고 말았다.  


#2. 아 어쩌라고?

언제 부턴가 대한민국 자살자 명단에는, 등록금을 내지 못 해 미안한 아버지, 어머니, 대학생이 되기 위해 한 평생 살아 온 것 같은 아들딸들, 거기다 앞 길 막막한 예비 대학생(고 3 수험생까지 등록금 걱정에 자살을 기도했다니)까지 첨가되었다. 반 타살에 가까운 이 충격적이고 믿기 어려운 뉴스들은 늘 망령처럼 인터넷을 떠도는데 사람들은 그저 끌끌 혀를 차는 데만 그칠 뿐이다.
(또야? 하고 낚였다는 듯 -뒤로- 클릭만 안했어도 다행일 듯)

등록금으로 신나게 싸워보자고 해봐도, '안 된다, 해봤자 힘만 빠지고 질 게 뻔하다'는 이유들 뿐. 지금 알바 뛰기도 시간 빠듯하다는 가슴 아픈 하소연들 뿐. 대학등록금이 더럽게 비싸졌다는 건 모두 인정하는것 같은데, 대부분이 시장에서 반찬값 흥정하는 정도의 노력조차도 하지 않고 있다. 교육부 장관이든 대통령이든 장터에 모셔다 놓고 이래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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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원만 깎아 달라, 물가가 오른다잖냐,

꺼져라, 말 다했냐,

너네 반값 해준다며? 미안, 대학자율화도 해줘야 하거든.

식의‘직접’소통의 장만 말들어줘도 재미있는, 보다 속 시원한 구경거리가 될 텐데 그저 상상 속에서의 일일테니 아쉬울 따름이다. 예전처럼 왕이라고 굽실굽실, 할 말 못하고 못 할 말도 못 하는 구시대도 아니면서, 단지 귀찮은 건지. 아님 그냥 하기 싫은 건지. 똥이 더러워 피하는 건지, 피해봤자 더러운 건지, 아니면 차라리 깔끔한 해피엔딩으로 그저 아직 구시대인 건지.......


#3. 아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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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아홉시 뉴스에서 서울시민 70프로 이상이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 중 절반은 교육비나 주택마련 등으로 빚을 지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보았다. 빚이라는 것은 경제적 여건이 생활을 하는데 여의치 않아서 지게 되는 것인데, 대부분의 자칭 중산층들이 대학 등록금과 주택(사람이 살기 위해 가장 필수적인)이 없어 빚을 지고 있는 신세라니…….

어쩌면 등록금 천만을 돌파한 시대 속 우리들도 이와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자신의 행복을 경제적 위치 따위로 결정짓고 싶진 않고, 대출 금리 7%라는 파격서비스와 더불어 대학 졸업과 동시에 빚더미에 나 앉고 자칫 잘 못하면 신용불량자가 될 수도 있는 이 빤한 상황에서 아무도 발 벗고 나서지 않는 이 현상이 말이다.

#4.그러니까 어쩌라고...

그러니까 불행을 불행이라 생각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이다. 왜냐하면 주변에 쌓이고 쌓였으니까. 주변에 집과 등록금 때문에 빚을 지는 사람들이 너무 많으니까, 가지고 있는 재산이 얼마나 많은가보다 갚아나가야 할 재산이 얼마나 적으냐가 더 일반적이니까. 막말로 신불자가 넘쳐나고- 돈을 갚을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능력이 판가름되기도 하니, 뭐, 말 다 했다.

정말이지, 현재 대학에서는 예전에 비해 세 배에 가까운 학생들이 학자금 대출을 받고 있다. 물론 서비스의 양을 즐길 수요가 많아진만큼 그에 댓가로 '살벌한 대출이자'라는 사은품까지 집어들게 됐지만...

정말 언제까지 대학과 정부가 학생들을 상대로 이자 놀이와 등록금 인상으로 말장난이나 하고 있을지 걱정이다. 한심하기도 하고... 국민 무서워 할 줄 모르는 정치인들이나 학생 무서운 줄 모르는 대학들이나 어째 모양새가 비슷해지는 듯 해 유통기한 지난 라면이라도 먹고 있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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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어쩌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