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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학가에 "오렌지 빛 그들"이 왔다.

총선 하루를 앞두고, 대학가에도 그들이 밀려 들어왔다. 말로만 듣고, 티비로만 보던 민주노동당 자봉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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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차분하고 수줍게 미소짓던 이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봄기운 충만하게 받으며 거리로 나온 대학생들의 눈엔 희한한 광경이 펼쳐졌다. 수 십 명의 대학생들이 신나는 음악에 맞춰 정열을 불타는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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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만 나오면 무아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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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사람들마다, '완전 재밌다' '짱이다' '미치겠다' '진짜 대박이다' 등등 흥미로운 반응들이다. 며칠 새 이 동네에  많은 총선 후보들이 다녀갔는데, 그 때마다 사람들의 반응은 모두 비슷비슷했다.

"샬라샬라~그렇지 않습니까, 여러분" "XX들은 말이나 좀 똑바로 하라고 하십시오" "나라가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
"와아아아아아아~" "짝짝짝짝" "이야아아아아아아"

준비된 방청객 마냥, 연설에 이러쿵, 저러쿵 장단을 맞추고, 긴긴 연설이 끝나면 모두가 다시 박수와 함께 사라져버리는...

우리의 선거문화가 이렇게 뜻뜨-미지근해서야 되겠냐는 생각이 들곤 했다. 차라리, 우스은 꼴이 되더라도, 혹은 시원하게 망가지면서라도, 지나가는 사람도 유쾌하고, 굳이 지지 하지 않더라도 뭔가 즐거움이 느껴지는 선거시즌이 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다(물론 환경이 그렇게 즐겁지는 않지만). 지나가는 학생들도 걸음을 멈추고, 핸드폰을 꺼내 동영상을 찍고 다시 한 번 내일이 선거날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도대체 대학 등록금 낮추겠다더니, 도대체 몇 년 동안 달라진 게 있습니까? 라고 운을 띄우자 지나가던 학생들이 "없어요~~~~~~~~~~~" 라며 당연한 듯 추임새를 넣는다.

반값 등록금 공약 얘기에, "반값은 무슨 200만원..." 이라는 회의적인 반응도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 말도 안되는 현실에, 많은 대학생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내일, 4월 9일은 18대 총선 투표일이다. 습관처럼 몸에 벤 선거문화가 아니라 많은 대학생들이 선거에 대한 무관심이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대학 사회가 조금씩 의식있게 변해가기 위해서라도, 많은 대딩들의 한 표 한 표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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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선거문화. 소신 있는 대딩들의 한 표를 내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