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촛불 정국 50일, 5년 동안 잊지 말고 가야할 것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명박의 경제와 우리들의 경제!

 

광우병쇠고기 수입반대를 시작으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점점 의료.공기업 민영화, 공교육 개혁 그리고 대운하 건설 등에 대한 불안감으로 확산되고 있다. 거리의 성난 민심도 더 이상 쇠고기수입협상 정리 차원만으로는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보면 현 정권과 함께 시작될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신자유주의정책의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사실이었다. 대통령 선거 마지막까지 그의 발목을 붙잡았던 그의 도덕성과 기업에서나 통할 것이라는 불도저식 경영방법조차도, 청계천복원사업과 버스전용차로로 대표되는 그의 화려한 전력과 함께 국민들로 하여금 대한민국이 보다 빠른 경제성장의 길로 다가설 수 있을거라는 기대심을 갖도록 했다. 하지만 대통령 취임 100일이 지난 지금, 우리는 국민이 기대하고 있는 경제 성장과 그가 말해왔던 경제 성장이 너무나 다른 차원의 지향점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서민들은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늘 제 자리고, 배 부른 자들은 이제 소화시킬 시간조차 부족하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에겐 건너가야 할 산이 너무도 많이 남아 있다.

 

의료민영화-공기업민영화는 괴담일 뿐이다? 

 

마이클 무어의 식코는 미국의 의료민영화 정책으로 벌어지고 있는 비인간적인 의료서비스의 실태들을 기록한 다큐 영화다. 영화는 의료민영화정책이 갖고 가는 소리없는 폭력성을 고발한다. 환자를 보호해야 할 병원은 다 죽어가는 환자들을 단지 돈이 없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무런 조치 없이 거리로 내몬다. 의도치 않은 살인과 기업의 이익에 치여 죽어가는 환자들의 죽음을 방관하는 사회, 바로 의료민영화가 진행 중인 미국의 현실이다. 그리고 이것은 이제 먼 나라 미국에만 한정지을 수 없는 문제가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해있다. 며칠 전 제주도 영리 법인 설립을 허용하고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일부 해지한다는 정부 방침이 결정됐다. 결단코 의료민영화를 추진하지 않겠다던 정부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시민단체들이 정부의 의료 민영화정책에 이미 시동이 걸린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공기업 민영화 역시 국민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으리라 예상했던 이명박 정부의 주요 경제계획 중 하나였다. 정부의 민영화 정책은 공기업의 비효율성에 근거하지만,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민영화에서만 찾으려 하는 정부의 발상은 지나치게 단순화된 논리다. 정부가 아닌 기업이 민영화로 인해 공기업 경영을 맡게 되면 이들은 기업의 최우선적 목표인 이익을 추구해야만 한다. 결국 기업의 목적은 국민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다가 아니다. 기업은 이익을 남겨야만 살아남는다. 의료, 공기업 민영화를 반대하려는 사람들의 이유는 그래서 간단 명료하다. 단기적 이익보다 장기적 손해가 너무나도 빤하기 때문이다. 보다 확실한 이유는 기업의 이익과 맞바꿔 감당해야 할 고통은 모두 국민의 몫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의 행복 추구권

 

정부가 정권초기부터 추진하고 있는 공교육 개혁. 이제 서울에는 10시에 학원 수업이 끝나기가 무섭게 야간수업시간규제가 없는 경기권 학원으로 넘어가 새벽 수업을 받는 중고등학생들까지 생겨났다고 한다. 학생들은 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하루 4시간 밖에 잠을 자지 않는다. 부족한 잠은 도덕, 가정, 기술 시간 등 주요과목을 피해 짬짬이 보충한다. 올 해부터 학교는 소위 잘 나간다는 학원 선생님들을 섭외해 방과후 보충 수업을 진행시키고 있다. 대학이 취업준비학원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처럼, 중고등학교가 오로지 대학입시와 소수 엘리트 양성을 위한 공장처럼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처음 광우병 집회에 촛불을 들었던 소녀들은 이명박 정부의 0교시와 야간자율학습, 우열반 허용에 대한 반대를 외치며 거리로 나왔다. 불행하게도 정부는 아이들의 입장에서 그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삶과 행복이 무엇인지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  

 

촛불 정국, 5년 동안 잊지 않고 가야할 것들


FTA
의 가장 핵심 사안이었던 쇠고기수입에 대한 반대집회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전 국민의 80%가 반대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하지만 정부가 이 문제를 풀어왔던 과정들을 우린 절대 잊어선 안 된다. 국민들을 진정시키는 방법을 강구할 때에도 그들에겐 기업프렌들리와 미국프렌들리는 중요했지만, 국민 프렌들리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이명박정부 출범과 함께 그가 주장했던 미국과의 전략적 동맹관계는 힘 있는 자들의 눈치만 보며 국민들 자존심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비겁한 약자의 모습들이 전부였다. MBC에서 방영된 <뉴스후> ‘촛불정국, 해법을 찾아라에서 김홍신씨는 오히려 지금 촛불 시위가 발생한 것이 이 정부나 국가에 이익이며 촛불정국에 대한 이들의 진단을 뒤집어 들여다 보면 이미 해법이 그 속에 담겨 있다고 말했다. 지난 대통령 취임 연설 때 이명박도 국민의 도움 없이 정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정치의 근본은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국민의 도움이란 것이 그저 당신이 시키는 대로 국민들이 바보처럼 끌려오기만을 바랐던 것은 아니었는지 의심스럽다. 정부는 거리에 나온 국민들이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라는 헌법 1조를 소리 높여 외쳤던 우려와 근심의 함성들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