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달려라 카트 라이더" 승리할 그 날까지


지난 30일 저녁 7시, 서울역 광장에 함성 소리가 울려 퍼졌다.
뉴코아 파업이 100일이 지났단다. 벌써 혹은 아직, 100일 이란 시간.
6월 10일, 뉴코아노동조합은 그렇게 언제 끝날지도 모를 험난한 투쟁을 시작했던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30일 열린 뉴코아 파업 100일차 투쟁 문화제 '달려라 카트라이더'

문화제 사회자는 "투쟁이 100일차를 맞으면서 잠시 숨을 돌릴 겸 문화제를 마련하게 됐다"며, "우리가 일하는 매장에서 고객들은 카트에 물건을 담아 물건을 운반한다. 이랜드비정규직들에게는 카트에 담긴 물건만큼이나 삶이 고단했다. 이제는 카트에 희망을 담아보자" 며 문화제의 시작을 알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카트라이더(Cartrider)는 비정규 여성노동자들의 파업을 도와준 매장 카트처럼 씽씽~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향해 달려갑니다. ⓒ 뉴코아노동조합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이들은 왜 돌아갈 직장을 빼앗겼는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문화제가 열린 서울역 광장, 500명이 훨씬 넘는 사람들이 모였다.



문화제에는 다산인권센터, 빈곤사회연대,사회진보 연대 등 15곳이 넘는 연대단위들이 참석했다. 특히 현재 파업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코스콤 비정규 노조들이 참석해 문화제가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연대를 다지기 위한 자리임을 보여줬다.

문화제는 총 2부로 나뉘어 1부에서는 연대단위의 발언과 공연이 2부에서는 뉴코아이랜드 조합원들의 공연이 3시간 여동안 이어졌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잠시 뉴코아,이랜드노조 투쟁을 되짚어 보자.

7월 1일 비정규보호법 시행으로 비정규직들이 대량해고 됐다. 비정규직을 보호하겠다던 법안은 교묘히 법을 피해가며 악용하는 사용자들에 의해 허울뿐인 본질이 드러났다.

특히 이랜드 그룹은 뉴코아와 홈에버의 비정규직 계산원들을 해고하고 외주용역으로
전환하면서 비정규직들을 거리로 내몰았다.
2년 이상 일한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무로 하는 비정규직 법안에
이랜드 그룹은 심지어 2년을 하루남긴 비정규직을 해고하기도 했다.

자세한 사태의 원인은,

http://blog.daum.net/hjb155/11743179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421498

이후 공동파업을 시작한 뉴코아,이랜드 투쟁은 사용자 측과 교섭을 이루기 보다 갈등을 심화시켰고 심지어 물리적 폭력이 오갔다. 이 사이에 매장점거를 한 노조측에 정부의 공권력이 투입돼 강제연행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한국사회에 중요한 이슈가 됐다.
그것은 단순히 뉴코아이랜드의 파업투쟁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에 웅크리고 있던
비정규직 문제를 수면 위로 띄운 것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던 노무현 정권의 결과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문화제에서는 조합원들과 연대단위들을 격려하는 발언이 계속 이어졌다.

김형근 위원장은 "옛날엔 아이가 태어나면 워낙 금방 죽어서 100일이 돼야 출산 신고식과 같은 100일 잔치를 했다. 그제서야 오장육부도 제대로 자리잡는 것이다. 우리의 투쟁이 이제 100일이다. 이제 시작이다. 이제부터 투쟁의 정당성이 사회적 자리매김할 수 있는 시기가 된 것이다. 신념과 자신감을 가지자." 고 말했다.

또한 이랜드 장성주 직무대행은 "우리같은 비정규직이 고용안정되면 나라가 망하는가.
거대한 산불을 막는 방법은 맞불밖에 없는 것처럼 우리 투쟁도 그러해야 한다.
예전에 아메리카가 인디언들을 사냥할 때 단 한 부족만은 쉽게 이길 수가 없었다고 한다.그 이유는 그 인디언 부족은 말이 달랐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너'와 '나'라는 말은 없고 오로지 '우리'라는 말만 있었다고 한다. 즉 백인이 '너'혹은 '나'를 죽인 것이 아니라, '우리'를 죽였기 때문에 그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질기게 싸울 수 있었던 것이다."
며 호소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문화제가 열린 서울광장에 세워진 푯말이다. '청소년! 우리의 미래입니다' '불안'을 조장하는 비정규직으로 내달리는 청춘들에게 어떤 미래를 바라는 것일까? 대체 어떤 현실을 만들어두고 청소년에게 어떤 미래를 기대하는 것일까.


우리 나라 비정규직이 850만명이다. 대학 내에서도 이제 취업을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누고 있다. 그저 '취업'만 돼도 고마울 청년세대이지만 취업만 된다고 삶이 행복해지진 않으니 문제이다.

민주노동당 서초구 위원회 김호진 위원장은 "비정규직 문제는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사회문제이다. 대선직전 그 어떤 정당이라도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대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정당으로서 몸값을 못하는 것이다. 반드시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
소리높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열띤 발언과 문화제는 분명 흥겹고 즐거웠다. 모인 사람들은 투쟁은 즐겁고 흥겹게를
연신 외치기도 했다. 하지만 조합원들의 얼굴에 진 그늘이 구름처럼 자꾸만 스쳐지나갔다.
이랜드노동조합 김금덕씨는, '사실 착찹하다. 여기 문화제에 모인 조합원들 애써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고 있지만 엄청 힘들다. 특히 엄마들은 너무나 힘들다." 는 말을 했다.
지금도 조합원들은 생활고 때문에 자꾸 떠나고 있다.
그래도 100일이란 시간을 버텨온 힘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같이 하는 사람들이다. 여기 모인 사람들 모두 함께 연결돼 있다. 이런 사람들이 있어 자꾸 힘을 내려고 한다. 너무 힘들어서 오늘은 집에 있으려고 해도 집회 같이 가자는 전화 한 통에 밥도 안 먹고 또 나온다'
"넘어지지 않고 계속 슬퍼하지 않고 꼭 승리하겠다"


'좀 더 생각해 보면'

서로의 이해관계가 너무 달랐기 때문에 비정규직 보호법안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지금 뉴코아이랜드 투쟁도 여전히 서로 다른 이해관계때문에 사태 해결의 빛이 보이지
않는다. 사용자 측, 노동자 측, 본사 직원, 매장주인들, 뉴코아홈에버를 이용하는 고객까지.
사태의 당사자이고 아니고는 더 이상 없다. 모두가 당사자이다. 그만큼 뉴코아이랜드
사태는 중요한 역사적 문제이다.
비정규직이란 노동문제까지도 넘어선 관계, 행복 등 삶 그 자체를 담고 있는 이야기다.
어느 입장도 그럴만하다는 이해관계의 사유 틀을 벗어버리고 무엇이 진짜 옳은 것인지
를 머리 맞대고 같이 고민하지 않으면 끊임없이 전투가 계속된다. 누가 이기고 지는
승리의 문제마저도 넘어설 수 있도록 모두 함께 이성(理性)을 사용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니까, 나는 당사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더욱 필요하지 않을까.



오산이 기자(ymj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