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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ything You want!

남은 군 생활, 원더걸스와 함께 즐겁게 보내겠습니다. 필승!

원더걸스를 모르는 이들이여 깨어나라!!!
 
유성같은 그녀들은, 바로 원더걸스


2007년 2월 한겨울 훈련장에서 바들바들 떨며 밤을 지세우던 군인신분인 저에게도 한줄기 별빛과도 같은 희망의 유성들이 한개도 아닌 5개씩이나 가슴속을 파고 들어왔었답니다. 그 유성 아니 그녀들은 바로 원더걸스(Wonder girls)입니다.

원더(wonder)라는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관능적인 몸매를 가지고 빨강, 파랑 원색으로 치장된 타이트한 비닐 옷을 입고 악당들을 무찌르는 원더우먼이 떠오릅니다. 실제로 다른 부대와 서로 적군의 역할을 하며 전투를 해야하는 훈련중에 그녀들은 저를 포함한 병사들에게 모든 적을 쓸어버릴 힘을 주었죠.


그녀들을 처음 본 것은 훈련이 끝나고 생활관에서 음악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었을 때였습니다. 귀여우면서 풋풋한 매력을 가진 다섯 소녀들이 아이러니를 외치며 손가락을 빙빙 돌리고 있었습니다. 며칠간 야외에서 눈, 비, 우박을 한번에 몰아치듯 맞고 이빨이 닳아버릴정도로 오들오들 떨고 수킬로미터를 걸어서 부대에 복귀하느라 지쳐버린 병사들의 마음을 현란한 손놀림 하나로 녹여버렸습니다. 어찌나 귀엽던지. 저는 귀여운 이미지가 첫인상이었는데 다른 선임들은 나이에 맞지 않게 성숙해서 맘에 든다고 합니다.


그래서 생활관 사람들에게 원더걸스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나이, 키, 몸매, 얼굴 등등 여자가수에 대한 평범한 질문에 대한 사람들의 답은 저를 놀라게 했습니다. 특히 원더걸스 구성원들의 나이가 가장 놀라웠습니다. 막내인 선미와 소희는 자그마치 16세나 되십니다. 한참 풋풋함과 싱그러움이 절정에 이르는 나이에 여성스러운 20대 숙녀의 모습이 겹쳐져 새로운 매력을 뿜어내고 있던것입니다. 동생 같으면서도 애인같은 그녀들은 '아이러니(Irony)'때부터 국군 장병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텔미(Tell me)'라는 곡은 대한민국 육군 전체에 '아이러니'보다도 더큰 폭풍을 몰고 왔습니다. 말 그대로 센세이션(sensation)을 일으켰습니다. 10개나 되는 각 생활관마다 '텔미'가 밤새 흘러나왔고 중대 내에서도 원더걸스 정규1집 CD가 넘쳐났죠. 물론 정품입니다. 군부대 내에는 보안상의 이유로 불법 복제 시디를 가지고 들어 올수 없기 때문에 군인들이 원더걸스 음반 판매량에 한 몫을 한 게 사실입니다.


장병들의 단합된 군무, ‘Tell me'


'텔미' 이 한 곡에도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많습니다. TV프로그램에서 '텔미'가 방영 된 후 디스코풍으로 쉽게 짜여진 안무가 제가 지내고 있는 생활관의 최고 선임인 조병장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그 후 조병장님은 시간이 나는 족족 부대 내의 PC방에서 원더걸스의 안무를 무한 반복하면서 독학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일주일이 지나고 생활관에 의기양양한 미소를 머금은 조병장님을 볼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그는 스스로 완벽하게 안무를 출수 있게 된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제자 양성에 눈길을 돌려, 장난끼가 많고 재미있기로 소문난 제 동기 박일병에게 '텔미'의 안무를 전수해주기 시작했습니다. 어깨를 가볍게 흔들며 갸날프고 절실한 목소리로 'Tell me, want me'를 노래하면서 남자들을 유혹하던 원더걸스는 60만이 넘는 건장한 국군 장병들을 유혹해버린거죠. 그 후 박일병은 저에게 저는 제 윗선임인 이상병님에게 이어이어 전수를 하게 되었답니다. 한명 두명 안무를 알게 되더니 심지어 점호청소시간에 '텔미'가 오디오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면 100명이 넘는 중대원이 일제히 빗자루를 내던진 후, 어깨를 흔들고 좌우로 손가락을 찌른 후 허벅지를 올려주는 막강 단합심을 발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중대원의 단합심은 추계 대대체육대회까지 이어졌습니다. 제가 있는 2중대에서는 '텔미'안무를 가장 완벽하게 소화하는 30명을 엄격한 자체 오디션을 통해 선발하여 중대 대항 운동경기가 이루어지는 동안 최강응원전을 펼쳐 진풍경을 이루었습니다. 지난 월드컵때의 꼭지점 댄스이후로 대대 장병들의 단합된 군무를 보인 것은 처음이라고 간부님들이 극찬하셨을 정도 입니다. 비록 아쉽게도 종합우승을 하지 못했지만 '텔미'라는 곡이 저와 대대원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었습니다. 그 밖에도 밤새 한곡반복으로 재생되어 있는 '텔미' 덕택에 생활관 전원이 가사를 암기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지는 등 재미있는 추억이 많이 생겼습니다.


이렇듯 대한민국의 건아들이 원더걸스의 매력에 흠뻑 취해 있는게 사실입니다. 최근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원더걸스의 방송활동이 잠시나마 중단 되었을때의 아쉬움은 이루 말로 표현하지 못합니다. 원더걸스의 초기 맴버였던 '현아'양이 '유빈'양으로 교체된 후에 위기를 맞는 줄 알았던 원더걸스가 '텔미'를 통해 화려한 컴백을 하게 되어 팬으로서 정말 기쁩니다. 여성과 분리되어 있는 군인이라는 신분 덕택에 오히려 순수한 시각으로 원더걸스만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원더걸스에 대해 알지 못하는 모든 이들이 원더걸스의 매력을 깨닫게 되는 날이 올 것입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남은 군생활을 원더걸스와 함께 하면서 즐거운 하루하루를 만들겠습니다.


 

강원도 인제의 장일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