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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탄광 노동자 "우리는 산업 폐기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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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시스


진폐환자 기만하는 노동부를 규탄한다.


노동부는 생계유지 보장약속 이행하라


사생결단 투쟁으로 생명권을 쟁취하라


진폐 환자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재가진폐환자 생존권 결의대회”가 10월 16일 오후 2시, 광화문 사거리 청계광장에서 400여명의 진폐증 환자들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집에 가던 중, 우연히 집회 현장을 발견하고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들었는데 뭐랄까, 정말 내가 다 안타깝고 억울했다.


탄광 노동자들은 지난 날 탄광에서 여러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며 힘들게 일을 했다. 함께 일하던 동료들이 싸늘한 시신이 되어 관차에 실려 나가는 모습도 수없이 보아왔다. 정말 말 그대로 목숨을 바쳐 석탄을 캤던 것이다. 이 사람들이 있었기에, 지금은 기억에서도 희미한 석유파동사건을 이겨낼 수 있었다.


그 시절의 광부는 산업역군이며 산업전사였다. 진폐증 환자 대부분이 바로 국가 경제 대부분의 버팀목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과연 광부라는 직업을 지금 사람들은 기억이라도 하고 있을까? 정부는 더 이상 광부에 대해 생각조차 하려하지 않으며 오히려 ‘연탄재’, ‘산업 폐기물’ 취급을 하고 있다. 광부들은 단지 대한민국이 시키는 대로 일했을 뿐이다. 하지만 생활보호 대책을 해준다던 약속은 이행되지 않고 있으며 말 그대로 이제 없어져야 할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2002 노무현 대통령 후보는 진폐증 환자들을 방문한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임기가 끝나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다. 진폐증 환자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이 먼 서울까지 올라 왔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단지 정부가 진폐증 환자들에 대한 구체적 대책 마련을 해달라는 것뿐이다.


▲재가 때 환자의 생존권 보장, ▲진폐 판정기준 개혁, ▲진료권 보장, 이것들이 무리한 요구인가? 이들은 국가를 위해서 일했다. 국가를 위해서 개인을 희생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나라인가? 이 사람들의 인생은 열심히 죽어라 일하다 끝나는 게 전부가 될지도 모른다.


정말 내가 다 억울하다. 이 사람들이 엄청난 돈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사람답게 살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한 사람의 인생이 국가를 발전시키는데 ‘이용’됐다. 그에 대한 보상, 아니 그냥 살 수만 있게 치료만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데 왜 안 해준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노무현 대통령의 후보 시절의 모습과 현재가 완전히 상반된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사람에 대한 성의를 보이는 것, 이건 기본적인 예의가 아닌가 싶다. 남은 임기 동안, FTA만 추진하지 말고 정말 우리나라를 위해 아름다운 청춘 시절을 바친 분들을 돌아보는 게 더 의미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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