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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학수, 춤과 사랑에 빠지다

지난 5월, 한국에서는 ‘4da next level’이라는 세계적인 댄스 대회가 열렸다. 저지들만 보더라도 스트레치, 칼리프, 부갈루 샘, 돈 켐벨락 등 세계적으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쟁쟁한 프로댄서들이 내한해 화재가 되기도 했다.

3일 동안, 총 다섯 개의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 열띤 배틀전 끝에, 중국, 프랑스, 대만, 일본 등 각 부문에 출전한 세계적인 댄서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은 최고의 우승자들이 가려졌다.

G학수!!!

필자가 27일 만나게 된 G학수씨도 살벌한 경쟁의 힙합 부문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하게 된 프로댄서다.




인터뷰는 그가 일하고 있는 송파구의 ra dance studio에서 진행되었다. 수업 시간을 훨씬 넘겨 끝마친 그와 나란히 앉아 이런 저런 얘기를 시작하였다.^-^



 INTERVIEW

#1. 춤을 만나다
 

고등학교 시절 연극배우가 꿈이었던 그는 연극의 한 일환으로 처음 춤을 접하게 됐다. 그러던 중 우연히 친구에 의해 연극이 아닌 춤으로  첫 번째 공연을 갖게 됐다. G학수씨는 그 공연에서 “연극을 하면서 느끼는 희열보다 춤을 추면서 느끼는 희열이 나한텐 더 크다는 걸 깨달았다고 얘기한다.

그 이후로  ‘힙합’이란 장르의 춤에 매료되어 언더의 길로 들어선 G학수 씨는 하루 네 시간도 채 자지 않으면서 연습을 했다.

“연습을 할 땐 따로 수입이 없으니까 막노동을 하거나 클럽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춤을 추면서 돈을 벌고 싶긴 했는데, 사실 어려웠죠.”

대부분의 부모님들처럼 그도 역시 부모님의 반대가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집에서 반대를 하세요. 이게 몸이 좀 다치는 직업이다 보니까...그리고 어른들 느끼기엔, 인식이 별로 안좋죠. 왜, 양아치라고들 하죠? (웃음) 그래도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대학교에서 아이들도 가르치고, 해외 공연도 나가고 하니까. 텔레비전에 나오더라도 제가 원하는 모습으로 많이 나가게 되더라구요.”

집에서 막내로 자란 그는 위로 형과 누나가 있다. 부모님 얘기가 나오면서 그는 아버님과 어머님을 비롯해서 형님과 형수님까지 모두 인천에서 보육원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런 건 좀 써도 되요. 제가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부분이니까.” 라고 웃으며 얘기했다.


#2. 춤을 추며 산다는 것  


본격적으로 춤을 연습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뭐냐고 묻자, 그는 아직까지 잘 인정받고 있지 못하는 이 스트릿댄스를 계속 추고 있다는 것, 그 자체가 가장 어려웠다고 털어 놓았다.

사실상 스트릿댄스가 대중에게 이마만큼 인정을 받기 시작한 것이 얼마 되지 않았다. 특히 우리 사회는 ‘춤’이라고 하면 순수하게 댄서의 개념이 아니라 ‘딴따라’라는 어릿광대의 이름으로 다시 재해석되어지고 있는 형편.

또 한 춤을 추는 것에 대해 대부분이 ‘수명’이 짧은 직업이라고  얘기한다. 댄서라는 직업에 대해 인식되고 있는 시간적 한계에 대하여 그는 이렇게 얘기한다.

사실, 나이 들고 몸 아파서 춤 못 춘다고 생각하면 슬프긴 하죠.  그런데 그냥 춤은 계속 추는게 목적이에요. 꼭 지금처럼 추는 것만 춤이 아니라 생각을 다르게만 하면 모두 다 춤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가 춤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나 소신은 아주 뚜렷해 보였다.  그와의 인터뷰 중 간간히 이런 것들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많았는데 그 한 예로,

"4da next level이라고... 한국에서 세계 대회가 열렸는데 거기서 어쩌다 1등을 하게 됐어요. 근데, 거기서 우승하고 나한테 실망을 좀 했죠. 왜냐하면 저한테 솔직한 춤을 춘게 아니었거든요. 심사를 위해 춤을 춘거죠.  한 마디로 제가 심사한테 끌려간거에요, 제가 심사위원들을 끌어온게 아니라... " 라고 말했다.

"춤을 추면서 다친적은 없으셨나요?" 라는  질문에 그는  "사실, 춤 추는 사람들 중에 몸 다쳤다고 쉬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 춤도 거의 도 닦는 거라고 생각해요. 자기와의 싸움인거고..." 했다.



#3. 춤과 함께 걷다




그는 지금 서울 종합 예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도 하고 있다. 사실 전임 교수 자리를 제의 받았을 땐 걱정이 컸다고 한다.

"재미있는 건 딱 하나에요. 학생들하고 춤 추고, 밤 늦게까지 연습 같이 하고... 학생들이 원할 때까지는 계속 하고 싶은 일이에요. 물론 제 위치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또 달라지는 일이지만... (웃음) "

그에게 미래의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 물어봤다. 그는 댄서들의 삶에 관한 영상을 찍어 단편 영화라도 하나 만들고 싶다고 했다.

"언제가 되든, 단 한편이 나오더라도 상관 없어요. 단지 인생에 뭘 하나 남기고 싶을 뿐이니까."


#4.나를 믿고 날개를 펴라


춤을 좋아하지만, 현실의 벽 앞에 한계를 느끼거나, 혹은 자신이 쳐 놓은 벽 앞에서 주춤거리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고 했다.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했으면 좋겠어요. 춤은 자기가 좋다고 해서 계속 출 수 있는건 아니거든요. 현실은 또 다르니까... 제가 가르치고 있는 그 대학의 아이들도 거기 나와서 '취업이 됐다 안 됐다' 말 할 수가 없는 거에요.
 스트릿은 아무것도 없어요. 그냥 좋아서 추면 추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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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학수씨를 만나고 와서 나는 예전에 책에서 보았던 글귀가 하나 떠올랐다. 마지막으로 그것을 옮겨 적으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나는 대체로 다른 사람들에게는 큰 관심이 없다. 내가 꼭 하지않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에도 흥미가 없다.
내가 해야만 하는 일들만이 내 마음을 잡아끈다.
조금만 지루하거나 힘들어도, '왜 내가 이 일을 해야만 하는가?'하는 의문이 솟구치는 일 따위에는 애당초 몰두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완전히 소진되고 나서도 조금 더 소진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내가 누구인지 증명해 주는 일,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 견디면서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일, 그런 일을 하고 싶었다.=
 
                                                                                           -청춘의 문장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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