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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서울독립영화제

대학로에서 매춘하다가 토막 살해당한 여고생 아직 대학로에 있다

서울 독립 영화제

'대학로에서 매춘하다가 토막 살해당한 여고생 아직 대학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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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제목 자체에서 느껴지는 바와 같이 잔인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독립영화가 그러하듯, 그 잔인함 속에 얘기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히 전달된다 . 대략의 줄거리는 제목 그대로다. 대학로에서 단 돈 3만원에 몸을 파는 여고생이, 매춘의 현장을 담임선생님에게 들키게 된다. 하지만 여고생은 담임에게도 5만원에 몸을 팔아 퇴학을 면한다.

영화 자체가 이거 심하게 ‘싸이코스럽다’라는 생각이 매우 자연스럽게 들 정도로 ‘억’소리 난다.

담임과의 잠자리 후, 스크린 밖 관객들에게 “별 거 아닌 내 꿈 좀 들어줘요” 라는 듯 아름다울 정도로 처연하게 여고생은 말한다.‘오빠(담임선생님)’와 함께 오늘 밝은 달 아래 임신한 그들의 아기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여고생의 꿈이었던 ‘오페라 가수’가 된 딸의 공연을 ‘오빠’와 함께 보러 가는 상상을 한다.
 

하지만 그녀의 달콤한 상상도 잠시, 여고생은 담임선생님에 의해 어처구니 없게도 총살 당한다. 게다가 담임의 똘마니들에 의해 여고생의 시체는 잔인하게 난도질 당한다. 토막 난 시체는 정체불명의 사내에 의해 한 노파의 재봉틀로 다시 태어나지만, 그녀는 이미 사람이 아닌, 암살머신으로서 기능하는 인조인간에 불과하다.

영화는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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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상에서 담임선생님의 얼굴은 마스크 1편에 나오는 악당처럼 흉악한 모습이다. 학생이 매춘을 하는 현장을 목격했을 때도, 그가 학생에게 ‘5만원짜리’ 잠자리를 요구할 때에도, 자신의 아이를 가진 여고생을 총살 할 때에도, 그 시체가 잔인하게 잘려나갈 때에도 담임은 미친 듯이 소리 내며 웃는다. 뿐만 아니라 담임의 똘마니들 역시 톱으로 여고생의 맨 살을 자르는 잔인한 행위에서 뭐가 그리 재밌는지, 웃고 또 웃는다. 이 영화의 잔인함과 극단적으로 말해 더리dirty하다고 생각되는 모든 영상들을 다 지우고 생각해 보았을 때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아주 슬프고 강렬하게 다가온다.

이들의 웃음이 의미 하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몇 만원에 자신의 성을 팔 수 밖에 없는 여고생과 그로 인해 담임 선생의 아이를 가지게 됐다는 것. 하지만 담임선생은 학교에서 교장으로 승진할만큼 사회적으로 보여지기엔 아무런 문제가 없고, 비단 어떤 문제를 떠나 인텔리 지식층이 가지는 사회적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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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를 놓고 보았을 때. 이 영화의 이야기가 던지고자 했던 눅눅하고 암울한 사회적 현실이 그저 역겹기만 하다. 즉, 약자들의 눈물과 어려운 삶을 그저 미친듯 웃음으로 방관하는, 혹은 잔인하게 묵살하는 작금의 현실과 영화는 공통점이 있다. 영화가 극단적이긴 하지만, 어쩌면 또 그렇게 극단적인 사회에서 내가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나는 또 한 번 울화가 치민다.

나는 영화를 전문적으로 보고, 평가하는 사람은 아니기에 이것의 영상이나 제작과정에서 인정할만한 어떤 것도 지적해내지 못하지만, 이 영화가 내가 앞서 말했던 사회적 현실을 얼마나 리얼하게 보여주었는지를 놓고 보았을 때 나는 이 영화에게 제법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아직도 악마스러운 그들의 웃음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ps. 왠만하면 청소년들, 혹은 이 더러운 사회의 밑바닥을 굳이 들춰내 보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해주고 싶지는 않다.


나놔 cochon86@naver.com